제 2926화
우문호는 출발하기 전에 태상황 폐하한테도 가족이 온다는 걸 원경릉에게 알리도록 했다.
마침, 할머니가 와서 삼대 거두 진맥을 해주고 있었기에 원경릉이 할머니께도 세 분께 소식을 전해달라고 했다.
초왕부 또한 최근 사람들의 출입이 빈번해서 원경릉은 대외적으로 자신의 대모와 대부가 오실 거라고 전했다.
그러자 사식이가 상당히 의아해하며 원경릉에게 물었다. “원 언니도 대부와 대모가 계셨어요?”
원경릉은 사식이가 이렇게 묻는 것을 듣고 이상하다고 느꼈다. ‘서일 이 녀석이 사식이한테는 현대의 일을 얘기 안 했나 보네? 하여간 녀석, 이럴땐 진짜 입이 무겁다니까.’
원경릉이 속으로 생각하며 모른척 웃으며 답했다. “응, 내가 어릴 때 맺은 대부 대모셔. 비교적 먼데 사셔서 평소에는 거의 경성에 안 오시는데 나랑은 정이 아주 깊어서 나도 그냥 그분들을 아빠 엄마라고 불러.”
사식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도 인사를 잘 드려야겠네요.”
“그럼, 고마워. 사식아!” 원경릉이 웃었다. 기쁨으로 마음이 두근거렸다. 아빠 엄마가 올 수 있다니 정말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있을까, 며칠을 더 기다려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행복했다.
우문호가 간 다음 날 오후에 문지기와 녹주가 들어와 보고했다. “태자비 마마,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오십니다.”
원경릉은 막 계란이 낮잠을 재우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 살짝 당황했다. ‘이렇게나 빨리? 아빠 엄마가 산에서 쉬지 않고 오셔도 경성까지 오시려면 적어도 오늘 밤은 돼야 도착하실 텐데.’
하지만 기쁨과 설렘이 모든 것을 이기고 서둘러 산만해진 머리를 정리하며 겉옷을 입고 달려 나갔다.
흥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해 발걸음마저 날아갈 것만 같았다.
복도를 돌아 본관에 가니 하인들이 원경릉의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기쁨으로 가득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경악으로 바뀌었다.
알고보니 정후와 황 씨로 원래 몸의 주인인 원경릉의 부모였다.
그들은 감쪽같이 몸을 감춘 뒤 한동안 나타나지 않아서 원경릉은 두 사람이 외지에서 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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