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23화
남강에서 서신이 왔다. 아홉째와 만아가 태자비가 딸을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경성으로 돌아와 당장이라도 축하하고 싶다며, 강북의 못난이도 경성으로 와서 홍엽을 보겠다는 내용이었다.
남강이 평정된 뒤로 소소한 전투가 있었으나 이제는 다 해결되어 지금 강북과 강남은 아직 완전한 평화는 이루지 못했지만, 점점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남강이 진정 하나로 통일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믿음이 생겼다.
이날 어서방에서는 모두가 냉대인의 혼사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태부는 그전까지 매우 한가한 상태였다. 지금 조정에는 신경 써야 할 만큼 큰일이 없고, 태자가 원래 태부를 찾아가 수업을 받았으나 지금 아이들을 돌보는 것을 핑계로 안 간 지 꽤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종일 할 일이 없다 보니 재상의 혼사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위 태부 생각에 남자는 생업이 있은 다음엔 가정을 이루고 자리를 잡아야 했다.
“한가로운 삶이 좋아도 꼭 혼사는 치르셔야 합니다. 남자는 70~80이 되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해도 자기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볼 수 없으면 결국 한으로 남아요. 재상은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닙니다. 역시 혼인을 좀 서두르시죠. 제가 몇 명 소개해 드릴까요?”
냉정언이 손을 내 저으며 막았다. “아뇨, 나랏일이 중요하지요!”
위 태부가 우문호에게 소리쳤다. “전하, 재상의 일에 신경을 좀 써주세요!”
우문호는 턱을 받치고 저녁에 딸을 데리고 나가 놀 궁리 중에 갑자기 위 태부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건성으로, “신경 쓰라고? 그래, 신경 쓰도록 하지.”
태자가 신경 쓰겠다는 말에 너도나도 한마디씩 하기 시작하는데 어느 집 아가씨가 곱고 지혜롭다더라, 어느 집 아가씨가 덕과 재능을 겸비했다더라, 어느 집 아가씨가 맏며느릿감이라더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처녀 품평이 이어지는데 문득 보니 주 재상이 없다.
우문호가 웃음을 터트렸다. “재상이 낯을 가리지!”
서른 몇 살짜리에 낯 가리는 남자아이라니!
냉정언은 궁정 복도에 서서 봄볕에 만발한 꽃을 보고 있었다. 군데군데 복사꽃이 피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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