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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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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18화

삼 선생이 난감한 나머지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 “십팔매, 비켜!” 십팔매란 한 마디에 소요공은 놀라 나자빠지며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휘종제 어르신?” 주 재상이 태상황의 팔을 움켜쥐고 눈을 가늘게 뜨고 삼 선생님과 큰 선생님을 자세히 보더니 재빨리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 “소신 건종 태자 전하, 휘종제 폐하를 뵙습니다!” 주 재상의 말에 소요공과 태상황도 따라서 무릎을 꿇었다. 고개를 들어 당황한 와중에 힐끔 보니 삼 선생이 태상황을 노려보는 눈빛은 이미 상당히 부드러워져 있었다. 태상황은 이윽고 소리 없이 흐느꼈다. 휘종제의 시체가 도난당해 모욕을 당한 사실은 태상황 평생에 가장 뼈아픈 일이자 지울 수 없는 불효였다. 그뒤로 태상황은 단 한 번도 휘종제 일을 언급한 적이 없었고 다들 입에 담지 않았지만, 태상황은 때때로 아바마마께서 자신을 꾸짖고 책임을 묻는 꿈을 꾸곤 했다. 태상황이 만년에 출정하며 겁이 났던 건 죽어서 아바마마를 뵐 면목이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실은 아버지가 죽지 않았고 심지어 아직도 이렇게 팔팔하게 살아있을 줄 어떻게 알았을까! 엄청난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가운데, 태상황은 순간 예전부터 가슴을 내리 누르고 있던 어둠이 서서히 걷히는 기분이 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말할 수 없이 푸근했다. 역시 인생은 아직 겪을 게 많고 갈 곳은 아직 멀었다. 소요공도 바닥에 쓰려져 엉엉 우는데 마치 90kg짜리 아가가 우는 것 같았다. 주 재상도 뜨거운 눈물이 솟아나는 걸 참지 못하고 따라서 눈물을 흘렸다. ‘휘종제 어르신이 아직 살아계신 태상황은 행복하다. 시체가 모욕당한 일 따위는 아예 있지도 않았다.’ 하고 싶은 수많은 말을 비록 가슴에만 담아두고 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삼 선생님도 눈가가 촉촉해서 태상황의 머리를 때리며, “일어나, 일어나서 얘기해!” 태상황이 점점 더 애처롭게 울었다. “소신이 불효해서 아바마마께서 아직 살아계신 줄 모르고 왕릉에….” 삼 선생이 태상황을 잡아 일으키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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