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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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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0화

노마님이 워낙 조용한 것을 좋아해서 방 안에는 손씨 아주머니만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 원경릉이 돌아온 것을 보고 손씨 아주머니는 미소를 지었다. “왕비 오셨습니까? 어서 들어오십시오.” 원경릉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가식적인 웃음이 난무하던 정후부에서 진정어린 미소를 보니 괜히 마음이 놓였다. “조모님의 건강은 어떠십니까?” 원경릉이 들어가려고 하자 손씨 아주머니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괜찮으십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반도 못드셨는데 오늘은 죽도 절반 이상 드셨습니다.” 원경릉은 손씨가 왜 앞을 가로막은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는 조모를 뵈어야 겠습니다.” 손씨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푹 쉬었다. “왕비님 돌아가시는게 좋겠습니다. 노마님께서 아직 화가 가시지 않으셨습니다. 며칠 전까지만해도 왕비님 이름을 들으면 치를 떠셨습니다.” 원경릉은 노마님이 예전부터 원경릉이 왕궁으로 시집가는 것을 반대했고 심지어 혼인을 하기로 한 시점에도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허영심만 가득차 있다며 심하게 질책했던 것이 떠올랐다. 이전에도 원주(原主)가 친정집에 찾아와도 조모는 문을 닫고 얼굴 한번 보여주지 않았다. ‘정후부에도 이렇게 사리에 밝은 사람이 있다는게 참 다행이군’ 원주가 황실에 들어가려고 우문호와 혼인을 택한 것은 참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원경릉은 손씨의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제가 조모께 중요하게 여쭈어야 할게 있어서 어제 막 궁에서 나온겁니다.” 라고 말했다. 손씨는 어제 궁에서 막 나왔다는 말을 듣고는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요. 노마님께서 지금 몸이 안좋으시니 주의하세요.”라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원경릉이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창문을 모두 닫아놓아 빛 한줄기 들지 않았다. 가을의 찬바람이 문과 창틈 사이로 스며들어 몸이 금방 으스스해졌다. 원경릉은 침상에 누워있는 노마님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살이 하나도 없었고, 몸은 금방이라도 으스러질 것 같이 앙상했다. 노마님은 기력이 없는 가운데에도 원경릉을 알아보고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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