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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안 그럼 나중에 밖에 나돌아다니다가 안 좋은 소문이라도 나면 저한테 안 좋잖아요.” 여사님의 표정을 보니 조금 화가 난 듯했다. “강효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당시 너의 임씨 가문과 강씨 가문에서 아이들끼리 약혼을 시켰을 때 나도 증혼인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이냐?” “선아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른들에게 일찍 말하거라. 우리 그렇게 꽉 막힌 사람들이 아니야.”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여사님에게는 예의를 취했다. “여사님, 전 선아가 좋습니다.” “좋은데도 그렇게 해? 다른 여자를 꾀다니, 그것도 딴따라를?” 여사님은 나의 팔을 툭툭 쳤다. 사람들 모두 나에게 실망 어린 시선을 보내왔다. 그 눈빛은 마치 이 강효수가 아무런 재주도 능력도 없는 허수아비라고 개탄하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 확실히 선아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다 옛말이죠.” “그동안 전 선아를 세심하게 챙겨줬었지만 선아는 절 좋아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 여사님, 제가 바람을 피운 것이 아니에요. 게다가 사진 속의 여자와 저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고요.” 나는 임선아의 두 눈을 보며 말했다. “넌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약혼을 한 사이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다른 남자를 만났잖아. 그건 또 어떻게 설명할 거야?” “강효수! 똑바로 말해, 내가 언제 다른 남자를 만났는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임선아, 원래는 네 체면을 위해서 말하지 않을까 했는데, 네가 먼저 내려놓은 거야.” “네가 다른 남자를 만났는지 아닌지는 네 배 속의 아이가 모든 걸 설명해 주겠지.” “그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야. 그러니까 절대로 나한테 책임을 묻지 않길 바라.” 내 말에 여사님은 완전히 얼이 빠졌다. 그의 시선이 나와 임선아 사이를 배회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빛도 흥미로움으로 반짝였다. 모두들 마치 커다란 구경거리라도 발견한 듯 정신을 집중했다. “너! 너 헛소리하지 마!” “제 말이 헛소리인지 아닌지는 직접 찾아보세요. 아주머니, 임신이 작은 일이 아니에요. 제가 보기엔 언제 시간 내서 선아의 진짜 남자 친구를 만나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댁네 따님이 만나는 게 어떤 사람인지 한 번 직접 보시죠!” 말을 마친 나는 그대로 등을 돌려 떠났다. 그리고 임선아가 헛소문을 위해 꺼낸 사진은 그 자리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등 뒤에서는 소란이 일고 있었고 임선아의 어머니는 그대로 달려가 임선아를 잡아끌었다. “강효수! 누가 말했어! 누가 알려준 건데!” 발광을 하는 임선아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지만 나는 뒤 한 번 돌아보지 않았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임선아의 현재 모습은 추악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알았어! 알겠어! 염아연! 이 년이! 왜 저 자식에게 다 알려준 건데!” 그녀는 여전히 포효를 하고 있었고 그 소란 속에는 여사님의 호통도 섞여 있었다. 차를 타고 떠나려는데 임선아의 어머니와 아저씨가 임선아를 차로 끌고 가는 것이 보였다. 이렇게 큰 소란을 피웠으니 임씨 가문의 체면은 임선아 때문에 바닥을 칠 게 분명했다. 이 재벌가들 중에서 집안이 떨어지는 가문은 없었다. 임신을 한 여자를 가문에 들일 곳은 더더욱 없었다. 이런 소란을 피워놓고 같은 급의 사람과 결혼을 하려고 하다니? 임선아는 이제 더는 결혼을 할 수 없는 몸이 됐다. 오늘 임선아가 이런 소란을 피운 목적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재벌 가문에서 임선아와 약혼한 것을 공인받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 모든 가문들 앞에서 나를 짓밟아 나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낼 심산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녀는 앞으로 한우현과 아무런 걱정도 없이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임선아가 선을 긋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잘못은 바로 나의 명성을 더럽히려 했다는 것이다. 나의 명성을 더럽히려 했으니 난 임선아가 영원히 손가락질 받게 만들 것이다! 돌을 들어 제 발등을 찍는 짓은 임선아가 아주 잘하는 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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