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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한우현이 여자 친구를 위해 저학년의 강효수와 대치, 강효수는 여자 때리는 쓰레기.] 커뮤니티를 본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 게시글은 한우현이 돈을 주고 산 알바인 것 같았다. 임선아가 보게 되면 그가 한 영웅적 행위를 알게 될 테니 말이다. 나는 그 무료함에 어이가 없어져 코웃음을 쳤다. 한우현이 전에 여자를 임신시켰을 때에도 커뮤니티에는 온통 시끄러웠다. 그리고 커뮤니티의 여론을 통제하지 않았다면 한우현은 지금쯤 이미 망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임선아가 그걸 알 리가 없었다. 이튿날, 나는 평소처럼 차를 운전해 학교를 나왔다. 이제 막 회사를 창립한 탓에 나는 대본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작가 몇 명을 초대했다. 그리고 막 차에 타서 시동을 걸려는데 한우현이 일행과 함께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차창 문 너머로 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흐흐, 임선아 그 부잣집 딸내미를 잡았으니 남은 인생은 걱정할 게 없겠네.” “역시 형이야, 이런 복덩이를 다 잡고.” “헛소리 그만해. 이따가 여자 친구 만나러 갈 건데, 말 좀 맞춰줘.” 그 남자들은 한우현의 말에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어느 여자 친구? 가슴 큰 애? 아니면….” 그 사람들이 손바닥을 비비는 동작을 하자 한우현은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제일 잘 놀고, 잘 맞춰주는 애지!” 그들이 멀어지자 나는 고개를 절레 저었다. 시동을 건 나는 그대로 회사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일을 처리하고 나자 오후가 되어 있었다. 하루 만에 나는 촬영할 만한 대본을 찾았다. 그동안 작가들도 최후 수정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한번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플레져 호텔 입구 앞, 한우현은 쭉쭉빵빵한 여자를 안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엉겨 안긴 채 호텔에서 나오고 있었다. “오빠, 보고 싶을 거야.” “또 학교로 가서 그 멍청한 여자랑 지내는 거 아니지?” 한우현이 그녀의 얼굴을 꼬집으며 말했다. “걔랑은 돈 때문에 만나는 거지,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은 너야.” 그 광경이 나는 역겹기만 했다. 하지만 한우현이 어떤 사람이던가, 오늘이 그의 인품을 처음 알게 된 날도 아니었다. 당연한 광경이었다. 신호등이 바뀌며 나는 다시 시동을 걸고 학교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왔을 때 휴대폰이 다시금 울렸다. 발신인은 염아연이었다. 통화를 받은 나는 조금 짜증이 일었다. “짜증 나게 굴지 좀 마, 또 무슨 일인데?” 전화 너머로 염아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효수,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 너 임선아 좋아하잖아. 그런데 지금은 왜 겁쟁이처럼 있는 건데?” 염아연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숨어 있을 거야? 너 임선아가 오늘 그 쓰레기랑 호텔 방 잡으러 간 건 알아?” “바로 옆에 있는 플레져 호텔이야!” “그냥 두고 보기만 할 거야?!” 그 호통에 나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그리고, 정정하지. 난 임선아를 좋아하지 않아.” “거짓말!” 내 말이 끝나자마자 염아연이 대뜸 반박했다. “안 좋아하면 그동안 왜 그렇게 다정하게 챙긴 건데? 미치기라도 한 거야?!” “맞아, 전에는 내가 미쳤었는데 이제는 안 미쳐서.” 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할 말 다 했어? 그럼 끊는다.” “겁쟁이! 이 겁쟁이야!” 염아연은 화를 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 그 남자가 얼마나 쓰레기인지 알아?!”: “말했지, 나랑 상관없다고.” 말을 마친 나는 곧바로 통화를 끊었다. 휴대폰은 계속해서 울렸다. 염아연이 쉴 새 없이 전화를 걸어왔지만 나는 아예 폰을 무음모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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