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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아연이한테 들어보니까 선아랑 싸웠다며?” 전화 너머로 임선아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요. 선아가 연애를 시작했을 뿐이에요.” 나는 무심하게 말했다. “연애를 한다고? 너랑 만나고 있던 거 아니었어?” 임선아 어머니가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랑요? 그런 일 없어요. 절 핑계로 댄 거 아니죠?” 나는 솔직하게 숨김없이 말했다. “어쨌든 아주머니. 저랑 선아는 평범한 친구 사이일 뿐이에요. 선아에 대해 잘 몰라요.” 말을 마친 나는 곧바로 휴대폰을 끊었다. 전에 임씨 가문에서는 임선아의 상황에 대해 궁금할 때면 나에게 물어볼 때가 많았다. 하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안 좋게 이야기하면 나를 찾아와 귀찮게 굴었었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래도 대부분 모른 척 편을 들어줬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이번에 학교를 떠난 이유는 바로 회사를 창립하기 위해서였다. 내 머릿속에는 앞으로 4년간의 대부분의 큰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었고 가문의 힘까지 더한다면 절대로 지난 생보다 더욱더 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임씨 가문을 천천히 집어삼킬 계획도 조용히 구상 중이었다. 회사 창립 절차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고작 오후 반나절 만에 나는 영업허가증을 얻어냈다. 그리고 영업의 주요 내용은 바로 가족과 연관된 영상 제작 업계였다. 앞으로 4년간 숏폼 플랫폼은 아주 커다란 블루오션이었다. 전통적인 미디어 업계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회사를 창립한 목적은 임씨 가문을 삼키고 합병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문을 더욱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 올릴 생각이었다. …… 그리고 학교로 돌아왔던 나는 씩씩대며 찾아온 임선아와 마주했다. “강효수! 너 거기 서!” “무슨 일 있나?” 나는 제 자리에 서서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봤다. “난 네가 그런 사람일 줄은 몰랐는데! 그냥 연애 좀 한 거잖아! 그걸 엄마한테 일러바쳐?” “이 찌질한 녀석!” “네가 그렇게 대단하면 한우현이랑 정정당당하게 싸워보든가! 뒤에서 이딴 짓이나 하는 게 뭐가 대단하다는 거야?” 남자 숙소 앞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임선아는 아주 예쁘게 생긴 탓에 나를 보는 남자들의 시선에는 적의와 깨고소함이 섞여 있었다. “임선아, 피해자인 척 굴지 마.” “네가 누구랑 연애를 하든 나랑은 상관이 없어.” 나는 정중하게 말을 마친 뒤 곧바로 등을 돌렸다. 쓰레기 더미에서 폐기물을 꺼내 보물로 삼는 사람은 그저 그런 사람에 불과했다. 그런 사람과 더 엮일 필요가 있나? 그럴 필요는 명확하게 없었다. 하지만 임선아는 내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내내 나의 뒤를 따라 숙소 건물 아래에 도착했다. “신경 쓰지 않으면 집에서 대놓고 얘기를 해 보든가?” 그녀는 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질책했다! “강효수, 똑똑히 들어. 내 연애가 너 때문에 망하면 가만 안 둘 거야!” 임선아의 말에는 짙은 협박이 들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나를 트럭으로 치고 난 뒤의 우쭐한 얼굴이 떠올랐다. “짝!” 나는 참지 못하고 그대로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내려쳤다. 휘청이던 그녀는 얼굴을 감싸 쥔 채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을 했다. “너! 감히 날 때려?!” 임선아는 발광을 하며 나를 향해 달려들려고 했지만 나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남자 숙소로 들어갔다. “임선아, 내 말 잘 들어. 네 일은 나랑 아무런 상관도 없어. 네가 뭘 어쩌든 그건 네 일이야.” “그리고 네 어머니가 나한테 물어본 거야. 난 네 일에 아무런 감흥도 없어.” “망할, 싸구려 주제에!” 나는 욕설을 퍼부었다. 솔직히 말해, 욕설을 퍼붓고 나니 기분은 상쾌해졌다. 마치 가슴에 막혀 있던 기운이 전부 뚫리는 것 가은 기분이 들었다. 그 남자들은 전부 걸음을 멈추더니 나를 쳐다봤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임선아는 깜짝 놀란 얼굴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강효수! 강효수! 너 딱 기다려!” 말을 마친 그녀는 얼굴을 감춘 채 빠르게 도망쳤다.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왜냐하면 이제 곧 귀찮은 일이 생길 거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한 번의 통쾌함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었다. 예로부터 미인은 화를 불러온다고 임선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숙소로 돌아오자 룸메이트들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하지만 나와 임선아의 사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탓에 다른 건 묻지 않았다. 10분도 되지 않아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인은 임선아의 친구인 염아연이었다. “강효수! 감히 선아를 때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전화 너머로 염아연의 욕설이 들려왔다. “아하? 왜, 잘잘못도 따지지 않고 내 탓으로 넘기게?” 내 말투는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여자를 때린다는 건 네가 쓰레기라는 거야! 그것도 선아를 때려?” “이 쓰레기!” 나는 휴대폰을 귀에서 멀리 떨어트렸지만 여전히 귀가 찢어질 듯 높은 소리였다. “그래, 그럼 가서 좋은 남자나 귀찮게 하라 그래. 나 찾아오지 말고.” 말을 마친 나는 곧바로 통화를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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