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이석훈은 강다인을 안아서 조심스레 부서진 유리 조각이 있는 구역을 벗어났다. 그리고 곧바로 소파에 내려놓았다.
이석훈은 강다인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다음에는 움직이지 말라고 했으면 가만히 있어요. 머리가 안 좋으면 괜히 돌아다니지 말라고요.”
강다인은 뜻밖의 꾸지람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도 그 꽃병을 다칠 줄은 몰랐어요.”
강다인은 얼굴이 점점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다행히도 불이 나가 있어서 이석훈이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안이 됐다.
지금 아마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을 것이다.
‘내 선생님이자 친구인데 내가 왜 자꾸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거지?’
이석훈은 휴대폰을 꺼내 들고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정전된 건지 당장 알아보라고 해요.”
강다인은 어둠 속에서 사방을 둘러보더니 마지막으로 시선을 이석훈에게로 고정했다. 그나마 빛을 내는 건 이석훈의 휴대폰 불빛뿐이었다.
“그런데... 준성 씨는요? 같이 안 왔나요?”
“술집에 갔어요. 오늘 밤엔 안 올 거예요.”
“선생님은 왜 안 가셨어요?”
강다인은 성인이 된 이후로 어지간한 부잣집 자식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집에 가곤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오빠들도 대체로 일 때문에 술집에 갔던 걸 떠올렸다.
“너무 시끄러워서요.”
그의 평정한 답변에 강다인은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이석훈은 원래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그녀는 약간의 호기심을 담아 물었다.
“근데 선생님 같은 조용한 사람이 어떻게 준성 씨처럼 말 많고 활발한 사람이랑 절친이 된 거예요? 준성 씨는 정말 외향적이잖아요.”
이석훈은 고준성과 정반대인 성격을 가졌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은 절대 접점이 없어 보였는데 말이다.
이석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우리 할머니가 그랬어요. 내가 말이 너무 없으니까 말 많은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고요. 아니면 벙어리 된대요.”
강다인은 그의 할머니가 참 재미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궁금한 마음에 또 물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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