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장
강서준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일은 너와 나만 말하지 않으면 큰형은 모를 거야.”
김지우는 약간 어색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 그렇겠죠.”
‘짜증 나. 강다인이 강씨 가문에 없으면 더 이상 내가 손을 쓸 수 없잖아.’
강다인은 아파트로 돌아왔다.
고준성은 욕을 퍼부었다.
“대체 저 사람들 뭐예요? 사과를 꼭 지금 해야만 하는 거예요? 억지로 레몬 님한테 받아달라고 하는 건 또 무슨 경우예요?”
사실 고준성은 강씨 가문 오빠들이 조금 편애한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보니 이건 편애가 아니라 그냥 눈이 먼 수준이었다.
강다인은 고준성에게 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
“화내지 마요. 나도 화를 안 내는데.”
“레몬 님은 왜 화를 안 내요?”
“난 이미 익숙해졌어요. 늘 그래왔으니까요.”
강다인은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고중성은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와, 못 참겠어요. 나 베란다 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진정 좀 하고 올게요.”
이석훈은 과일을 담은 접시를 들고 나왔다. 그는 길고 매끄러운 손가락으로 깎은 과일을 강다인의 앞에 놓으며 말했다.
“비타민을 먹어야 공부가 잘돼요.”
강다인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지금 나 놀리는 거죠?”
“시험 끝나면 집에 돌아갈 거예요?”
‘아, 아까 내가 한 말을 들었구나.’
강다인은 과일이 담긴 접시를 받아서 들며 대답했다.
“짐 챙기러 가야죠.”
이석훈은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어리석은 짓만 하지 마요.”
“나도 알아요. 나는 절대로 마음이 약해지지도 용서하지도 않을 거예요.”
강다인은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
뒤에 있는 시험들은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마지막 시험을 마친 강다인은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토록 참아온 순간이 드디어 끝난 것이다.
강다인은 기분 좋게 교실을 나서며 길에서 시험에 관해 얘기하는 많은 동급생과 마주쳤다. 그중에는 김지우도 있었다.
반장은 강다인을 보고 말했다.
“시험은 어땠어? 국어 시험 볼 때 네 볼펜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길 들었어. 조금 영향은 있겠지만 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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