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이석훈은 강다인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녀는 힘없이 축 처져 있었고 입술도 약간 창백해 보였다.
이석훈이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만져보았는데 열은 없었다.
“어디 아파요?”
강다인은 그의 차가운 손바닥을 느끼고 기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배가 아파요. 아까 너무 매운 걸 먹어서 그런가 봐요.”
오랜만에 자극적인 음식을 먹다 보니 위가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았다.
이석훈은 손을 거두고는 조용히 돌아서서 소화제를 가져와 물 한 잔과 함께 그녀 앞에 놓았다.
강다인은 힘없이 소화제를 삼켰다.
“오늘은 그만하고 쉬어요.”
이석훈이 그녀의 펜을 가져가며 말했다.
강다인은 확실히 몸이 불편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혹시 생리하려고 그러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아래쪽에서 무언가 흘러내리는 느낌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얼굴이 굳어졌다. 역시나 올 게 온 것이다.
강다인은 황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확인했다. 선명한 붉은 자국이 보였다.
‘아, 이런...’
그러다 그녀는 자신이 강씨 가문에 있는 게 아니라 이석훈의 아파트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생리대를 미처 사지 않았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원래는 학교 끝나고 집에 오기 전에 사려고 했지만 고태민의 갑작스러운 고백과 강별에게 강제적으로 끌려간 것 때문에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이다.
화장실 밖에 있는 이석훈은 한참 지나도 강다인이 나오지 않자 이상하게 여기며 문을 두드렸다.
“왜 이렇게 오래 있어요? 변기에 빠졌어요?”
강다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저기...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뭔데요? 나와서 얘기해요.”
강다인은 안절부절못했다.
“지금 나갈 수가 없어요.”
이석훈은 미간을 더 찌푸렸다.
“왜 그래요? 솔직하게 말해요.”
강다인은 얼굴이 화끈거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생리가 시작됐어요.”
어릴 적부터 그녀 곁에는 오빠들뿐이었고 그들은 남자라 이런 것에 대해 전혀 몰랐다.
첫 생리가 시작되었을 때도 집안의 가사 도우미가 그녀를 도와줬었다.
문 앞에서 이석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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