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강다인은 이석훈의 품에 기대 멍하니 있었다.
이석훈이 고개를 숙이자 그녀의 반듯한 이마와 젖은 머리카락만 보였다.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두 사람 사이를 적시고 있었다.
이석훈은 목울대를 살짝 움직이고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말했다.
“옷은 새거예요. 한 번도 입은 적 없고, 슬리퍼는 하루 정도만 임시로 신어요.”
강다인은 현관에 놓인 옷을 보고 얼굴이 빨개지며 작게 말했다.
“고마워요.”
이석훈은 그녀의 경계 없는 모습에 다시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어졌다.
“앞으로는 밤늦게 아무나 문 열어주지 마요.”
그러자 강다인은 단호하면서도 차분한 눈빛으로 말했다.
“문 두드린 사람이 선생님일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이석훈은 그녀의 눈을 마주치자 금세 피하며 어색하게 말했다.
“아무튼 문 잠그는 거 잊지 마요.”
강다인은 현관에 서서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문을 닫은 뒤 낯선 방을 둘러보며 속으로 되뇌었다.
‘이제 다시 시작이야. 내 새로운 삶.’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충전하며 확인하니,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이나 와 있었다. 대부분이 강서준에게서 온 것이었다.
강별도 한 번 전화를 걸었지만 단 세 번 울리고 바로 끊어졌다.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니 강서준의 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
[다인아,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이제 그만 화 풀고 돌아와. 별이더러 너한테 사과하라고 할게.]
[다인아, 너도 알겠지만 아산시에서는 오래 숨을 수 없어. 동준 형이 알면 어떤 일이 생길지 상상도 못 할 거야.]
[우리는 가족이잖아. 작은 다툼 정도는 용서할 수 있잖아?]
강다인은 메시지를 읽으며 눈빛이 한없이 차가워졌다.
‘용서? 절대 불가능해.’
다음 날 아침, 강다인은 이석훈과 함께 택시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 앞에서 그녀가 말했다.
“그럼 저 먼저 교실로 갈게요.”
강다인이 안전하게 학교로 들어가는 걸 지켜본 뒤 그는 고개를 돌렸다.
그때 한 대의 고급 승용차가 옆에 멈춰 섰다. 고준성이 창문을 내리고 얼굴을 내밀었다.
“어젯밤 강씨 가문 사람들이 미친 듯이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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