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설마 서윤아가 그 말을 들은 걸까?
그래서 자신에게 헤어지자고 한 걸까?
박시훈이 복잡한 심경으로 제 옆에 서 있는 고민지를 돌아봤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점점 고민지가 눈엣가시로 보였다.
고민지는 확실히 반복되고 무료한 8년이란 시간 속에서 어느 정도 재미가 되어주었다.
그는 고민지에게서 처음 서윤아를 만났을 때의 열정과 신선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서윤아가 자신을 떠날 거란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서윤아가 자신 곁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으니까.
그렇게 상념에 빠진 박시훈을 보며 약삭빠른 고민지는 그가 마음이 약해진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시훈 오빠랑 윤아 언니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언니가 우리를 오해한 걸 거야. 사실 언니 무척 좋은 사람이잖아, 난 알아. 오빠는 일단 좀 진정하고, 병원에 가서 상처 잘 치료하고, 그 다음에 윤아 언니한테 해명해도 늦지 않을 거야.”
고민지가 애교스럽게 박시훈에게 기대며 말했다. 눈을 붉힌 채 말하는 모습이 꼭 억울한 일을 당한 게 그녀인 것처럼 안쓰럽게 보였다.
박시훈은 그녀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합리화를 했고, 그 말을 점점 믿기 시작했다.
아무렴 자신을 8년 동안 사랑한 서윤아가 그 말을 들었다고 해도 먼저 변명이라도 하라고 따지지 아무 말 없이 다른 사람과 만나진 않을 터였다.
‘그래, 그게 맞아.’
고민지는 박시훈이 자신의 말을 믿는 걸 보고 계속해서 훌쩍이며 그에게 기댔다.
박시훈도 더는 그녀에게 반감을 품지 않았고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생겨 사과를 건넸다.
고민지는 상냥한 낯을 꾸며내며 말했다.
“괜찮아, 시훈 오빠. 너무 당황해서 그런 거잖아. 오빠 잘못 아니야.”
하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승리감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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