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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장

백아린은 고개를 숙여 눈을 내리깔고 서하영의 말을 듣고 있었다. “내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해서 네가 기분 나쁠 걸 알아. 하지만 이 말을 안 하면 속이 터질 것 같아!” “너는 항상 괜찮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항상 강하게 버티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나도 마음이 아파.” “하영아.” 백아린은 운전 중인 친구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슬프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잡은 걸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해.” “인생은 돌이킬 수 없어. 이혼을 선택한 건 내가 신중하게 생각한 결론이니까 후회하지 않을 거야.” 서하영은 백아린을 더 설득하려고 했지만, 결국 그 말을 삼켰다. 잠시 생각에 잠기고 나서, 서하영은 그제야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난 항상 널 지지할 거야. 언제나 네 편이야.” “알아, 서영아. 네가 나를 제일 사랑하는 거 알아.” 백아린이 웃으며 말했다. 포레스트 호텔에서 열리는 파티는 A시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소문에는 그 배후의 대주주는 아주 유명한 인물이라고 들었지만,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어서 신비롭고 겸손했다. 그러나 A시의 모든 명문 세가들은 모두 이 대주주에게 예의를 갖추어야 했고, 저녁 7시가 되기도 전에 포레스트 호텔입구는 벌써 차들로 꽉 막혔다. 각종 고급차와 사교계의 유명 인사들, 재계의 거물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 A 시에서 손꼽히는 명문가들이었다. 밖에서 맞이하는 도어맨은 차들이 들어오는 방향을 안내하고 있었다. 서하영은 포레스트 호텔에서 제공하는 주차 공간을 찾을 수 없어 짜증을 내고 있었다. 백아린은 그녀에게 말했다. “앞으로 가, 안쪽에 주차 공간이 있어.” 안쪽에는 주차 공간이 있었지만, 그곳은 특별히 예약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공간이었다. 그들이 차를 돌리기도 전에 흰 장갑을 낀 도어맨이 그들을 가로막았다. 도어맨은 서하영의 차 번호판을 힐끗 보고, 비록 고급 벤츠였지만 그들을 막고 들여보내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이곳은 사적인 공간이라서 주차하실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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