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장
백아린이 중얼거리는 말을 들은 박서준은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고 백아린이 머리를 들자 그의 웃는 얼굴을 보고는 또 화가 차올랐다.
"웃어? 뭐가 웃기는데?"
"네가 조금 전에 은비 씨 고백 무시하고 날 끌고 나와서 아주 기분 나빠할 거야."
박서준은 진지하게 백아린을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우리 둘은 어려서 같이 자란 감정 말고는 아무 감정 없다고 몇 번이나 말해, 그리고..."
그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결국 다른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걔한테 남녀 간의 감정이 없으니까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오해할 게 뭐가 있어!"
백아린은 입술을 꽉 깨물고 애써 괜찮은 척했다.
"우린 이제 이혼했으니까 네가 누굴 만나든, 누구랑 감정이 생기든 나랑 아무 상관 없어."
"만약 내가 오늘 저녁, 너 만나러 온 거라면?"
백아린은 말문이 막혔다.
펑!
박서준의 말 한마디에 백아린은 사고가 정지되었고 자신한테 다가오는 박서준을 보며 발을 떼지 못했다.
"강 실장이 나한테 초대장을 줬는데 내가 원래는 오고 싶지 않..."
박서준이 백아린한테 설명하려고 했는데 뒤에서 서하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린아!"
백아린은 마치 꿈에서 깬 듯 당황해서 뒷걸음쳤다!
서하영은 박서준이 그녀를 해칠까 봐 얼른 그녀의 옆에 섰다.
"너 괜찮아?"
"괜찮아."
백아린은 박서준의 표정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아 뒤돌아서서 말했다.
"우리 가자!"
서하영은 몰래 박서준을 훔쳐보았는데 그의 표정이 아주 굳어진 걸 보고 얼른 백아린을 따라가며 말했다.
"아린아, 기다려!"
두 사람이 멀리 가고 나서야 서하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린아, 너 조금 전에 박서준이랑 싸운 거야?!"
백아린은 집중이 되지 않는 듯했다.
"응? 아니야, 왜?"
박서준이 백아린을 쳐다보는 눈빛이 떠오른 서하영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들거렸다.
"난 왜... 박서준이 날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는 것 같았지?!"
"아린아, 조금 전에 박서준이 널 끌고 나갈 때 권은비가 안에서 얼마나 창피했는지 모르지?"
"아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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