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장
백아린은 전과 달리 옆에서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
백아린이 아무 말하지 않자 권은비는 그녀가 할 말이 없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고 마치 경험이라도 한 듯한 말투로 말했다.
"사실 아린 씨를 탓할 필요도 없어요. 결혼도 유지가 필요하죠, 한 사람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죠."
권은비는 웃으며 백아린을 보며 말했다.
"선물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아주 중요한 거죠. 아린 씨가 전에 몰라서 그런 거니까 괜찮아요, 다음에 결혼할 때 경험이 생길 겁니다."
"가짜 그림에 가짜 다이아몬드 같은 경험은 필요 없을 것 같네요."
백아린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런 경험은 너무 창피하잖아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 거실 분위기는 차가워졌고 아주 조용해졌고 권은비는 낯빛이 굳어져서 말했다.
"아린 씨, 왜 이렇게 함부로 사람을 모함하는 거죠?"
박나정도 바로 기회를 잡았다는 듯 백아린을 보며 소리 질렀다.
"무슨 헛소리 하는 거야?!"
"자기가 선물 안 샀는데 은비가 선물 사오니까 질투 나서 그러는 거지!"
백아린은 웃음소리를 내며 웃었다.
"내가 질투할 게 뭐가 있어요? 은비 씨가 선물한 수십 캐럿의 합성 모잠비크 다이아몬드를 질투할까요?"
"아니면 할아버지한테 짝퉁 명화를 선물한 걸 질투할까요?"
백아린은 턱을 괴고 권은비를 보며 말했다.
"그림 사느라 돈 많이 들였겠어요, 짝퉁 치고는 잘 그렸네요."
권은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헛... 헛소리하지 마세요! 이 그림은 내가 컬렉터한테서 120억을 주고 겨우 산 거라고요!"
"쯧."
백아린은 고개를 저으며 일부러 아쉬운 척하며 말했다.
"120억을 주고 가짜 그림을 사다니? 정말 많이 밑졌네요."
"할아버지! 백아린 헛소리 믿지 마세요!"
박나정은 백아린을 흘겨보며 말했다.
"네가 뭔데 이 그림이 가짜라고 하는 거야? 증거 있어?!"
'5년 전 지염이 바로 나야.'
박서준과 결혼하고 나서 그녀는 은퇴하고 더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는데 5년 뒤에 이렇게 자신의 마지막 그림의 짝퉁을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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