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주한준은 내 의견을 묻는 게 아니었다. 이건 명령이었다.
그리고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다 임지아가 음유시인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일러스트레이터 중에 음유시인을 싫어하는 사람은 얼마 없었다. 리얼한 화풍에 독특한 스타일 화려한 색조합은 이 바닥에서 전설 같은 존재였다. 게다가 음유시인은 대부분 작품은 드로잉이었다.
그러니 작화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보통 실력이 있는 사람은 보통 성격이 유별나기 마련이었고 음유시인은 데뷔 이래 단 한번도 인터뷰 현장에 나타난 적도 없고 언론 매체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몹시 정체가 비밀스러웠다.
“남 팀장.”
주한준은 내 설명을 들을 생각이 없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쉬운 거라면 내가 굳이 왜 얘기를 했겠어요?”
역시나 생각을 바꿀 리는 없었다.
오히려 옆에 있는 임지아가 착하게 말했다.
“오빠, 사실 진아 선배의 말도 일리가 있어요. 음유시인 같은 급의 일러스트레이터는 확실히 모시기 어려워요. 비록 좋아하는 작가님이긴 하지만 진아 선배와 오 사장님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게 말하며 크고 예쁜 눈을 깜빡깜빡하는 그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가련함이 느껴졌다.
오영은은 그 모습에 대답했다.
“역시 임 팀장이 세심하네요. 그 누구도 음유시인의 진짜 정체를 모르는 건 둘째 치고서라도 설령 연락이 된다고 해도 그 정도 급은 우리도 부를 수가 없어요.”
오영은이 고민하는 문제는 언제나 현실적이고 직설적이었다.
일찍이 몇 년 전에 음유시인의 일러스트는 천만 원 단위였다. 그리고 요 몇 해동안 여러 미디어 회사와 협력을 하며 유명한 화보 작품도 적지 않게 출시한 탓에 급은 점점 더 높아만졌다.
“괜찮습니다. 돈은 문제가 아니에요.”
주한준은 단호하게 대답하며 다정하게 임지아를 쳐다봤다.
“당신들은 본인만 데려오면 그만입니다.”
“오빠….”
임지아는 그 말에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이더니 쑥쓰러운 듯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 저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겟네요.”
“그럼 어디 남 팀장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