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5장
안준연은 조심스럽게 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누나, 주사는 안 맞기로 했잖아. 거짓말하면 안 돼.”
“물론이지.”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자, 먼저 검사를 진행하러 가자.”
잠시 후, 안준연이 피를 뽑을 때의 비명이 복도 전체에 울려퍼지고 말았다. 다행히 감기 기운만 있어서 약을 처방받은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지금 안준연이 살고 있는 곳은 오영은이 그렇게 사고 싶어 했던 200평의 오션뷰 별장이었다.
안준연의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넘치는 스타일과는 달리, 그의 방은 말도 안 될 정도로 깨끗했다. 하지만 조금 웃긴 것은 프로젝터 옆 쪽 선반에 사람 키만한 울트라맨 피규어가 하나 놓여 있다는 것이었다.
“왜 웃어?”
“다음에 너를 달래줄 때 이걸 사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자 안준연은 나를 흘겨보더니 옆방 문을 열어젖히며 말했다.
“그렇게 따지면 누나가 사와야 할 건 아주 많아.”
나는 안준연의 시선을 따라서 옆방을 바라보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거의 40평에 달하는 방에는 크고 작은 피규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아마 장난감 가게에도 이렇게 많은 종류의 피규어가 있을까 싶었다.
"옆에 있는 이 방은 내 작업실이야.”
안준연은 대각선 쪽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한번 구경해 볼래?”
나도 마침 그의 작업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을 때였다.
방문 앞에 서자, 나는 룸 안의 디자인에 그만 매료되고 말았다. 안에는 다양한 작품과 책들이 놓여져있었는데 나무로 된 책꽂이, 미니멀리즘의 긴 책상, 각종 그림 도구와 독특한 디자인의 옅은 색의 스탠드는 마치 음유시인이 열심히 창작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을것만 같았다.
안준연의 개성이 넘치고 무모한 성격과는 정반대로 창작 환경은 조용하고 더없이 착실했다.
“어때? 이제 동생인 나에게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
갑작스러운 농담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감기약은 요일 별로 나누어 두었어. 제때에 약을 잘 챙겨먹어. 그럼 난 먼저 회사로 돌아가볼게.”
“벌써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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