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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장

또 주진수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그때, 주진수가 활을 내려놓고 우리에게 다가와 한마디했다. “형, 형은 스승의 자격이 없어.” 그 말에 나는 바로 한마디했다. “주 대표님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제가 재능이 없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전 이만 가서 구경하고 있을게요.” 주진수가 대답하기도 전에,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관중석으로 걸어갔다. 순간, 마음이 오락가락 요동을 쳤다. 비록 우리 쪽에서 나는 참패했지만, 오영은은 어느새 한판이나 더 이기고 말았다. 오영은이 불러온 잘생긴 남자들은 끊임없이 그녀에게 박수 갈채와 응원을 보냈고, 화가 난 현시우는 활을 던지고 오영은에게 달려가 말다툼을 벌렸다. 현시우는 남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경기면 그저 경기일 뿐이지, 왜 이렇게 떠들썩한 거야?” 그러자 오영은은 씩 웃으며 말했다. “어쩔 수 없어. 내가 워낙 매력이 있는 게 아니라서 말이야.” 그 말에 현시우는 잠시 목이 메어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그럴 능력이 있으면 저 남자들에게 모두 입을 다물라고 해. 우리 진지하게 한번 제대로 겨뤄 보자.” 현시우가 말했다. “3판 2선승제에서 내가 두 판이나 이겼는데, 지금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나와 다시 한 번 겨뤄보자고 제안하는 거지?” “현진원.” 그때, 여태껏 아무 말없이 지켜만 보던 구민지가 우리에게 천천히 다가와 오영은을 한번 바라보고는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오영은 씨 말이 맞아요. 게임은 게임일 뿐인데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내 착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구민지가 게임일 뿐이라고 말할 때 일부러 말투가 강해진 것만 같았다. 오영은도 이 네 글자를 더욱 특별히 신경 쓰는 것 같았다. “맞아요. 그저 게임 한 판일 뿐이죠. 즐겁게 모였다가 다시 즐겁게 헤어지는…” 그런 다음 오영은은 남자들을 돌아보며 한마디했다. “오늘 이 누나는 아주 기뻐. 자, 가자. 모두에게 상금을 줄게.” 하지만 잠시 후, 양궁 클럽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영은은 돈다발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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