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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장

"미안해." 나는 내 옆에서 생수병을 열어주는 엄겨울을 보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사과했다. "나는 평소에 주량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야." 엄겨울이 눈웃음을 머금은 채 놀리는 말투로 말했다. "아마도 운전기사의 차를 모는 솜씨가 별로인가 봐.” 어쩐지 더 쪽팔렸다. 다시 차에 탄 뒤, 엄겨울이 내 손에 있는 손목밴드를 가리키며 말했다. "더러워졌어." 나는 긴장한 채 왼손을 거둬들이며 그 말을 받지 않았다. 엄겨울은 호의로 일깨워 준 것이겠지만, 내 손목밴드 밑에 보기 흉한 상처가 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더러워졌다는 그의 말이 맞았다. 나는 의기소침한 채 내 몸은 일찍 더러워졌다고 생각했다. 삼십 분 두, 승용차가 내 요구대로 아파트 단지 앞에 멈춰 섰다. 내가 엄겨울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나서 막 몸을 돌렸을 때, 어깨 위에 갑자기 외투 하나가 얹어졌다. 순간 은은한 용연향이 내 코끝에 전해지며 엄겨울의 따스한 목소리가 그와 동시에 나의 귓가에서 울려 퍼졌다. "밤공기가 차니 조심해서 들어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밤바람을 맞자 나는 추워서 벌벌 떨렸다. 그리하여 엄겨울의 관심을 거절하지 않았다. 비틀거리며 아파트 문 앞까지 도착한 내가 아직 복도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임지아의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요, 한준 오빠. 제가 오늘 너무 긴장해서 실수를 많이 했죠?” 임지아의 자책하는 말투가 듣는 이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게 했다. 주한준이 곧바로 대답했다. "별로 급하지 않아. 익숙해지면 잘할 거야. 너, 오늘 이미 매우 훌륭했어." 낮고도 허스키한 목소리에 매력적인 말투를 더하자, 듣는 이에게 든든하고도 위로받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임지아 앞에 주한준이 있었다. 나는 차마 더 이상 듣고 있을 수 없어 걸음을 옮겨 다른 쪽 계단 입구로 들어갔다. 임지아가 묻는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오빠, 잠깐 올라가지 않을래요?" 나는 시선을 들어 올려 창밖의 휘영청 밝은 달빛을 바라보며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하긴, 이런 달 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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