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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장

"그래도 전문적인 분야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해." 안준연이 음유시인이라는 걸 말하지 않았다. "성격은 솔직하고 당당한데 그게 뭐 나쁠 건 없으니까." "걔가 좋아? 그럼 나는?" 나는 멈칫하고 머리를 들어 엄겨울을 바라보았는데 엄겨울이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야." 엄겨울은 병실에 한 시간이나 넘게 더 있고 나서 떠났다. 나는 엄겨울을 주차장에 데려다주고 입원부로 가려고 했는데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심화연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장 전화해서 말해. 걔가 오늘 안 오면 내가 오늘 밤 여기서 죽어버릴 거라고 해." 소리를 따라 보니 브라운 모피를 입은 심화연이 멀지 않은 곳에서 피곤한 표정을 하고 집사한테 뭐라고 하는 것이었다. 참 우연히도 내가 바라볼 때 심화연도 내 쪽을 바라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심화연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굽 높은 빨간 힐을 신고 빠른 걸음으로 나한테 걸어오며 말했다. "진아야, 내 걱정 하는 건 너밖에 없네. 네가 내 생사에 관심 없는 그 양심 없는 자식이랑 다를 줄 알았어." 내가 특별히 자기를 보러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가 설명하기도 전에 심화진이 말을 이어갔다. "오후 티 타임 하다가 내가 아주 죽는 줄 알았잖아. 아직도 가슴이 답답하다니까. 진아야, 나랑 얘기 좀 나누자." 그러고는 내 팔짱을 꼈는데 마치 아주 오래전처럼 친해 보였다. 그 순간, 나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심화연이 팔짱을 끼려는 걸 피했다. 심화연은 멍하니 서서 나를 바라보며 의아해서 물었다. "진아야 왜 그래?" "죄송해요, 전 고모부 보러온 거예요."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고모부 병실에 가봐야 해요." 심화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잠깐 멈칫하고는 물었다. "네 고모부도 병원에 있어?" 의심하는 말투였다. 심화연은 내가 핑계를 댄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네. 그래서 오늘같이 있어 줄 수 없어요." 나는 더 설명하고 싶지 않아서 말했다. "많이 편찮으시면 제가 임 팀장님 불러드릴게요." "걔를?" 임화연은 바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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