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장

비꼬는 듯한 말투가 들리자 나는 뒤돌아서서 담담하게 말했다. "임 팀장님이 뭐가 부러울 게 있어요? 지금 이미 주씨 가문에 할 발 걸치고 있는 거 아닌가요? 내가 임 팀장 부러워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오영은이랑 오래 같이 다니다 보니 엿 먹이는 것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임지아는 얼굴이 새빨개졌는데 한참이나 지나서야 겨우 말을 이어갔다. "진아 선배 지금 일부러 나 놀리는 거죠?" 나는 임지아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했는지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임지아가 말을 이어갔다. "맞아요, 내가 선배보다 똑똑하지 못해서 어머님한테 어떻게 잘 보여야 할지 몰라요. 하지만 그걸로 놀리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임지아는 점점 울먹이는 듯한 말투로 말하더니 눈시울까지 붉어지는 것이었다. 너무 갑자기 태도가 변해서 놀라고 있는 와중에 주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내가 몸을 돌려 보았더니 이 미터 밖에 주한준이 서 있었다. 이상한 건 주한준 혼자만 있었다. 심화연도 조현아도 보이지 않았다. 주한준은 굳은 얼굴을 하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서 머리를 숙이고 있는 임지아를 보더니 나를 노려보며 심문하는 말투로 물었다. "너 얘한테 뭐라고 했어!" "별거 아니에요, 오빠." 임지아가 먼저 말하며 손으로 주한준 옷깃을 잡고 설명했다. "진아 선배한테 어른이랑 잘 지내는 방법 가르쳐 달라고 한 거예요, 정말 별거 아니에요." 임지아는 연속 "별거 아니에요"를 다급하게 말했는데 마치 별거인 것 같았다. 주한준은 임지아를 힐끗 보고는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뭘 가르쳐줘? 그런 나쁜 방법들은 안 배우는 게 나아." "나쁜 방법"이라는 말이 내 신경을 건드렸다. 내가 심화연이랑 지낼 때 많은 방법들을 쓴 건 맞지만 그건 다 원활한 고부 관계를 위해서 그런 거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오빠, 진아 선배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나긋한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임지아는 나를 힐끗 쳐다보고 말을 이어갔다. "내가 조금 전에 엄씨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