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장
사람들 여러 명이 입구에 서 있으니 원래 널찍했던 로비가 좁아 보였다. 공기도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
'만약 엄겨울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내가 다른 마음을 품었다고 생각하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엄겨울은 주위에서 날 쳐다보는 눈길을 신경도 쓰지 않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날 쳐다보고는 예의를 갖춰 주한준과 심화진한테 인사하였다.
주한준은 여전히 무표정이었고 여전히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심화연은 계속 엄겨울을 쳐다보며 말했다.
"엄 교수 오늘 아주 격식을 차려 옷을 입었네. 자세히 안 봤으면 못 알아볼 뻔했어."
나는 그제야 엄겨울이 오늘 특별히 짙은 회색 정장과 노턱 긴바지를 입은 것을 알아차렸다. 엄겨울은 뭔가 평소보다 비즈니스적이었고 세련되어 보였다.
격식을 많이 차린 듯했다.
엄겨울은 담담하게 말했다.
"어머님 과찬이십니다. 오늘 어르신들과 만나기로 했기에 격식을 갖춘 겁니다."
엄겨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임지아는 바로 말을 이어갔다.
"진아 선배 축하해요. 벌써 엄 교수님이랑 가족분 만나는 거예요?"
임지아가 대체 뭘 보고 내가 엄겨울이랑 가족을 만난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더는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랑 시간 낭비해서 뭐 하겠어?'
엄겨울은 솔직한 사람이랑 성의껏 대답해 주었다.
"임지아 씨 오해에요. 우린 그냥 어르신들이랑 차 한 잔 마시면서 얘기 나누러 온 겁니다. 지아 씨랑 한준이야 말로 곧 좋은 일 있으신 거 아니에요?"
임지아는 엄겨울이 이런 말 할 줄 생각 못 했는지 주한준한테 도움의 눈길을 보내며 나긋한 목소리로 답했다.
"저는... 오빠 말에 따르려고요."
주한준은 바로 답하지 않고 나를 슬쩍 훑어보고는 엄겨울을 보며 말했다.
"엄 교수가 언제부터 이런 데 관심을 가졌지?"
주한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뭔가 엿 먹이는 말투 같았다.
듣기에 꽤 기분이 나빴다.
나는 주제를 끝내려고 입을 열었다.
"어르신들이 기다리잖아? 우리 빨리 가야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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