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한준아, 너 너무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거 아니야?”
심화연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손이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네가 잘라서 먹여줘야 해?"
그녀가 이 말을 할 때 주한준이 임지아에게 티슈 한 장을 건네주었다.
그는 표정도 변하지 않은 채 말했다.
"엄마가 뭘 알아요?”
심화연은 그 말에 말문이 턱 막혀 안색이 잔뜩 어두워졌다.
나는 이유 없이 두 사람의 말싸움에 연루되고 싶지 않아, 얼른 화제를 돌렸다.
"아주머니, 이 집의 대구구이가 아주 맛있으니 한 번 드셔보세요."
그 말을 들은 심화연이 고개를 숙여 이미 생선 가시를 골라낸 대구구이를 한 번 내려다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역시 진아야, 누구와는 달리 눈치도 빠르고 사리에도 밝네."
식사 한 끼를 하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아슬아슬했다.
식사를 마친 뒤, 우리 네 명은 네온사인이 환하게 켜진 길목에 나섰다. 심화연이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진아야, 주말에 우리 집에 놀러 와. 한준이가 저택을 하나 새로 샀어. 바닥에는 잔디를 싹 깔았고 뒤뜰에는 매화나무도 심었는데, 너도 분명 마음에 들 거야."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저도 모르게 주한준을 바라보았다.
주한준의 표정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아무런 파란 없는 눈동자에서는 어떠한 이상한 점도 보이지 않았다.
하긴 그 차가운 주한준이 내 취향을 기억할 리가 없었다. 우연의 일치인 게 분명했다.
심화연을 배웅해 주고 나니 이 자리에는 난감하게도 우리 세 명이 남았다.
나는 휴대폰을 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주 대표님, 택시를 불렀는데 곧 도착한다니까 저는 이만 가볼게요."
”그래.”
주한준이 작은 목소리로 짧게 대답했다.
나는 몸을 돌려 길을 건넜다.
그때 임지아가 자책하는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한준 오빠, 미안해요. 제가 못나서 아주머니의 환심을 사지 못했어요."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말만 들으면 심화연이 나를 엄청나게 인정하는 것 같았다.
심화연은 그저 나를 무기로 삼고 있는 것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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