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장
비록 진작에 주한준이 준비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주한준이 직접 인정을 하자 가슴이 무형의 비수에 단단히 찔린 듯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총명한 사람이니 오영은이 생각했던 걸 그 역시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임지아가 단순히 우리 회사로 와 이력서를 꾸미게만 하려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의 키를 장악하게 내버려두고 있었다.
주한준은 임지아에게 실질적인 것을 주려고 하고 있었고 더 많은 것을 주려고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나는 내 목소리를 되찾고 냉정하게 말했다.
“주 대표님, 이건 전에 말씀하신 것과 다른데요.”
“그래?”
주한준은 시선을 거두며 무심하게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남 팀장을 데리고 가겠다는 말은 안 했던 것 같은데?”
그랬다. 그는 단 한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설령 하정욱이 세 사람 앞에서 내가 제작한 영상을 칭찬할 때에도 말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주한준의 체면만큼 대단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는 임지아를 마당안의 매화나무로 삼고, 직접 가꾸고 물을 주었지만 나는 그저 강제적으로 끌려와 그를 도와 함께 식물의 성장을 도와주는 정원사에 불과했다.
보잘것없었고, 쓰고 나면 버리면 그만이었다.
그 누가 정원사의 심정을 신경 쓸까?
“하.”
결국 나는 비웃음을 흘렸다.
“주 대표님,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오직 저뿐입니다.”
그 말에 주한준의 펜을 들고 있던 손이 멈추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가 내 얼굴로 향했다.
“남 팀장, 그게 무슨 뜻이지?”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음유시인과의 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죠. 주 대표님, 각자 실력대로 경쟁하도록 하죠.”
이 남진아의 원칙은 마지막 순간이 될 때까지 절대로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였다.
주한준은 우스운 농담이라도 들은 듯 코웃음을 치더니 사무실 의자에 등을 기대고는 느릿하게 말했다.
“남 팀장은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있는지 없는지는 시도해 봐야겠죠.”
나는 투지를 태우며 말했다.
주한준은 내 말을 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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