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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용지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아버지. 알겠어요. 전 그런 차림새를 한 사람이 진짜 신의일 줄은 몰랐어요. 그런 존재라면 일반적으로 돈이 부족할 일이 없지 않나요?” “하하, 어쩌면 고수에게는 그런 것도 하나의 수행일지도 모르지!” 용우진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비밀스러워 보이는 젊은이 이태호에게 많은 궁금증을 안고 있었다. “수행이요?” 용지혜는 의아함에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을 갈고 닦는 것도 하나의 수행이다. 높은 수준의 은둔 생활은 번화한 도심 속에서 마음을 갈고 닦아 평온함을 찾는 거란다. 어떤 고수들은 어쩌면 이미 많은 것을 간파했을지도 몰라. 은밀한 고수들의 생각을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알 수 있을 리 없지!” 용우진은 너털웃음을 짓더니 감개하며 말했다. “우리 용씨 일가에게 오늘이 있는 것도 당시 고수 한 분이 우리를 도와줘서다!” 용지혜는 그 말을 듣더니 사색에 잠긴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시각, 이태호는 한 은행 밖에 서 있었다. 그는 미친 어르신이 그에게 건네준 로얄 퍼플 카드를 바라보며 미간을 구겼다. “미친 어르신이 말하길 이 안에 돈이 적지 않다던데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군! 그리고 나더러 음력 8월 15일 저녁에 반드시 드래곤 아일랜드에 가야 한다고 했어. 그곳에 기회가 있다면서 말이야. 하하, 아직 한 달이나 남았네!” 손을 만져보니 미친 어르신이 준 드래곤 링이 있었다. 이태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고 그는 곧 안으로 들어갔다. “경비원, 경비원, 뭐 하는 거예요? 이렇게 후줄근한 차림의 사람을 들여보내다니요? 이곳이 거지도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어쩐지 멀리서부터 궁상맞은 냄새가 난다 싶었어!” 이제 막 안에 들어섰는데 금과 은으로 된 액세서리를 가득 차고 있는 귀부인이 혐오 가득한 얼굴로 경비원에게 소리를 질렀다. 경비원은 이태호에게 다가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여기 볼일 있는 게 아니시라면 저희 일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태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경비원을 보며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를 하시네요? 볼일 있는 게 아니면 뭐 하러 왔겠습니까?” 경비원은 귀부인을 힐끗 보더니 난감한 얼굴로 이태호를 보았다. “무엇 때문에 오신 거죠?” 이태호는 카드를 꺼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현금 찾으러 왔습니다!” “현금 인출이라면 저쪽에 현금인출기가...” 경비원이 웃으며 말했다. 이태호는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 “제가 2억이나 4억을 인출하고 싶다면요? 너무 성가시잖아요. 현금인출기에 그 정도 돈이 없을까 봐 걱정되네요.” “어머나, 정말 웃기네요. 2억이나 4억이라고요? 당신 카드에 2, 3만 원이나 있어요? 2억이나 4억은 무슨!” 귀부인은 그 말을 듣더니 조롱에 가득 찬 어조로 말했다. 말을 마친 뒤 그녀는 이태호가 들고 있는 카드를 유심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건 무슨 카드예요? 전 본 적 없는 카드네요. 설마 길가에서 주운 회원 카드는 아니겠죠? 당신 설마 바보는 아니죠?” “무슨 일입니까?” 바로 그때, 은행 부장이 걸어와서 물었다. “이 은행에 이런 카드가 있나요? 이 사람 옷차림도 후줄근하면서 몇억 원을 찾겠다고 하는데 당신에게 그렇게 많은 돈이 있나요? 다들 얼른 와서 봐요. 이 사람 뭔지도 모를 카드 한 장 들고 와서 큰소리 떵떵 치고 있어요. 경비원, 이 거지 당장 내쫓아요. 보는 것만으로도 재수 없으니까!” 귀부인의 뒤에는 경호원이 두 명 있었다. 귀부인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은행이 떠나가라 소리쳤고 많은 사람이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짝!”’ 그러나 이태호는 상대와 쓸데없이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은지 곧바로 여자의 뺨을 때렸다. “전 그저 옷차림이 조금 후줄근할 뿐이에요. 당신처럼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사람보다는 백만 배 낫죠!” 귀부인은 완전히 얼이 빠졌다. 뺨을 때리다니? 귀부인은 너무 화가 나서 가슴팍이 크게 오르내렸다. 그녀는 이태호에게 말했다. “이것 좀 봐요. 이 빌어먹을 놈이 감히 날 때렸어요! 제기랄, 당신 내가 누군지 알아요?” “때렸으면 때린 건지, 당신이 누군지 알 필요는 없죠.” 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같잖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의 눈빛은 마치 함부로 소란을 피우는 소인배를 보는 듯했다. 4대 군신 같은 엄청난 존재도 그의 눈치를 봐야 하는데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지역의 부잣집 아줌마를 무서워할 필요가 없었다. “이 자식, 몸이 근질근질해? 이분은 우리 동원그룹 김 대표님 부인이야. 감히 그런 분에게 손찌검해?” 두 경호원은 기세등등하게 앞으로 나섰다. 그들은 몸이 건장했고 굳이 화를 내지 않아도 눈빛에서 위세가 느껴졌다. 딱 봐도 싸움을 잘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동원그룹?” 이태호는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씩 웃었다. “하하, 들어본 적 없는데.” “죽으려고!” 두 경호원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앞으로 나서며 재빨리 각자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한 방씩 날렸다. “퍽퍽!” 그러나 이태호가 다리를 들어 발차기를 연이어 두 번 하자 두 경호원은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들은 고통스러운지 가슴팍을 쥐어뜯었다. “아, 사, 사람을 때리네!” 오만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귀부인은 두 경호원이 바닥을 뒹굴면서 일어나지 못하자 겁을 먹은 건지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입 밖으로 비명을 내질렀다. “다들 입 다물어요. 그렇지 않으면 또 걷어찰 거니까요!” 이태호가 다리를 들자 여자는 겁을 먹고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두 다리가 떨리고 있었다. 뒤이어 이태호는 이상한 표정으로 물었다. “참, 동원그룹 김 대표님 부인이라고 했죠? 왜 실례를 하셨어요? 교양이라고는 요만큼도 없으시네요. 다들 이것 좀 보세요. 은행 로비에서 오줌을 지리다니, 바보가 된 건 아니죠?” 귀부인은 고개를 숙였고 확인해 보니 치마가 축축했다. 겁을 먹고 오줌을 지린 것이다. “아, 난...” 그녀는 수치스럽고 또 너무 화가 나서 당장 일어나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 막 반쯤 일어난 그녀는 이태호의 눈빛에 겁을 먹고 다시 주저앉았다. “하하!”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그녀가 겁을 먹고 오줌을 지리자 웃음을 터뜨렸다. 조금 전 은행 부장은 싸우는 모습에 겁을 먹고 은행장을 찾으러 갔다. 잠시 뒤 금테 안경을 쓴 남자가 걸어왔다. “은행장님, 여, 여기 이 사람이 소란을 피우고 있습니다!” 여자인 본부장은 두려운 얼굴로 이태호를 가리켰다. 그녀는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멀찍이 서 있었다. 은행장은 처음에는 화가 난 얼굴이었지만 이태호의 손에 들린 은행 카드를 보는 순간 덜컥 겁이 나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로... 로, 로얄 퍼플 카드!” 이태호는 상대를 힐끔 보고 말했다. “말도 더듬거리는 사람이 은행장이 된 건가요?” 은행장은 평정심을 유지하려 최선을 다하며 이태호에게 말했다. “안, 안녕하세요. 고객님, 저희 은행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혹시 제게 직접 고객님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광을 주실 수 있을까요?” “은행장님, 로얄 퍼플 카드가 뭡니까? 전 들어본 적 없습니다. 전 블랙 카드만 들어봤어요!” 여자인 부장은 은행장이 굽신거리면서 잘 보이려고 하는 모습에 그 카드가 절대 예사 카드가 아니겠다고 생각했다. “네가 본 적 없어서 그래. 이 카드는 우리 은행에 겨우 열 장밖에 없어. 전부 권세가 대단한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지. 자산이 2,000억이 되는 사람도 자격이 없어 소유하지 못하는 카드야. 그러니 네가 본 적 없는 게 당연하지 않겠어?” 은행장은 옆에 있는 부장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부장은 너무 놀라 두 다리에 힘이 빠져 하마터면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그건 본부에서 발행한 최고 수준의 카드일 것이다. 전 세계에 10장 밖에 없다니, 보잘것없는 태성시에 이런 카드가 나타날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태호는 잠깐 당황하더니 이내 미간을 구겼다. “돈이 그렇게나 많다고요? 어르신은 내게 돈이 조금 들어있을 거라면서 가져가 쓰라고 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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