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하지만, 오빠….”
정희주는 불쾌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오늘은 그녀의 신혼 첫날밤이었다. 오전에 혼인신고를 하고 점심에는 결혼식을 올렸다. 비록 결혼식을 망치기는 했지만, 그녀는 신혼 첫날밤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가 결국 이런 결과일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정희주의 서러워하는 모습을 본 하현우는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
“오늘 일도 너무 많았고, 손가락도 하나 없어졌는데, 도무지 그럴 마음이 안 생겨. 다음에 하자.”
하현우는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정희주를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 비록 결혼식은 이태호 그 자식 때문에 망쳤지만, 나중에 다시 날을 정해서 제대로 하자.”
“응!”
정희주는 빨간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태호에 대한 원망이 더 깊어졌다. 이태호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오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결혼식이, 오랫동안 기대해 왔던 결혼식을 이태호 때문에 이런 식으로 망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튿날 아침, 이태호는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집을 나섰다. 어젯밤 태수 님이 알려준 주소를 따라 그는 곧 용의당이 있는 곳을 찾아냈다.
하지만, 막 입구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그를 막아섰다.
어떤 사내가 이태호를 보더니 물었다.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여긴 우리 용의당 본부야,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이태호가 담담히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 우두머리와 2인자를 찾으러 왔습니다. 당신 당주가 저를 찾는다고 해서 태수 님이 보내셨습니다.”
“그래? 그분들을 찾는 거라면, 좀 어려울 것 같은데. 다들 바쁘셔서.”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일부러 이태호가 볼 수 있도록 손가락을 몇 번 비볐다. 돈을 요구하는 뻔한 신호였다.
이태호는 얼굴을 찡그렸다.
“당신들 당주가 날 찾는다고 했지, 내가 찾는다고 안 했는데. 무슨 뜻인지 몰라?”
그러자 상대방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너 이 새끼,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데, 넌 그런 것도 몰라? 우리 당주가 너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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