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태수는 건장하고 훤칠한 사람이었다. 2미터에 육박하는 큰 키에 잔뜩 성난 근육을 자랑했다. 가슴팍의 근육은 타이트한 티셔츠를 뚫고 나올 것 같았고 가슴 사이즈는 웬만한 여자보다 더 큰 것 같았다. 팔뚝의 구리색 근육은 위압감을 주었다. 짙은 눈썹은 무섭고 강력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그는 앞으로 다가와 민머리를 만지작거리더니 하창민을 보고 거칠게 물었다.
“하씨 집안 가주,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보시죠, 누굴 죽이라는 말이죠?”
하창민이 대답할 틈도 없이 하현우가 나서서 급하게 물었다.
“태수님, 이 거지 같은 망나니 새끼가 감히 제 결혼식에 나타나서 난동을 피웠어요! 그뿐만 아니라, 제 손가락까지 부러뜨린 미친놈입니다. 저를 대신해 죽여주세요. 아니, 죽이는 건 너무 쉬우니 죽지 못해 살게끔 고통스럽게 만들어 주세요!”
“짝!”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태수는 손을 들어 하현우의 뺨을 내리쳤고 하현우는 눈앞이 어질어질해졌다.
“태, 태수님, 사람을 잘못 치신 거죠? 제가 아니라, 이태호를 때리셔야죠! 저는 하현우란 말입니다!”
하현우는 얼굴을 부여잡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태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네 분부를 받고 일하는 사람인 것 같으냐? 네 아비한테 물었다, 어디 어린놈이 어른들 대화에 끼어들어! 기억해, 난 그저 너희들한테 신세를 졌을 뿐, 그렇다고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는 하인은 아니야! 너 같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명령할 사람은 아니란 말이다!”
하창민은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당시 태수가 가장 초라하고 힘들게 지낼 때, 그가 태수한테 선심을 베풀어 배를 든든하게 챙겨줬었고 태수는 신세를 꼭 갚을 것이라 약속했다. 오늘 같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하씨 집안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그 약속을 지키라고 불러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창민은 하현우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이 자식, 어디라고 끼어드는 것이야! 물러나 있거라!”
하현우는 기가 막혔지만 태수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를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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