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88화
여경구는 망설임 없이 바로 패배를 인정하였다.
방금 기성우의 죽음은 그에게 심한 트라우마를 심어주었다.
여경구는 1급 성자 경지 후기의 내공을 가지고 있지만, 흉신(兇神)과 같은 이태호를 이길 자신은 없었다.
만약 둘이 맞서 싸우다가 자신이 패배를 늦게 인정하면 또 기성우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 가서 후회해도 늦었다.
그래서 여경구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다급히 패배를 인정하였고 손에 들고 있는 영패를 이태호에게 건넸다.
천천히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영패를 받은 이태호는 온몸의 근육이 팽팽한 여경구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는 울지도 웃지도 못한 상황에 부닥쳤다. 그가 기성우를 죽였다고 모두 자신을 보면 염라대왕을 본 것처럼 앞다투어 패배를 인정하였다.
여경구의 얼굴에 드러난 불안한 표정을 보고 이태호는 속으로 비난하였다.
‘그래도 명색이 종문의 성자급 천교인데, 어찌 싸울 용기도 없는가...’
이태호는 여경구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결국 영패를 받았다.
허공에서 여경구마저 스스로 패배를 인정한 것을 보자 제5봉 봉주 연태건 등은 눈을 부라리며 노기등등해졌다.
“빌어먹을!”
연태건은 화가 치밀어 올라서 울화통이 터질 것 같았다. 그는 참다못해 욕설을 퍼부었다.
“당당한 종문의 성자급 천교가 싸우지도 않고 바로 패배를 인정하다니! 제길!”
여경구의 행위는 연태건과 임중안 등 제1봉~제5봉의 다섯 봉주들을 매우 화나게 하였다.
다른 제자들이라면 이태호와 마주쳐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일반 제자의 내공은 높지 않고 이태호에 비해 실력이 아주 부족하니까.
그러나 여경구는 1급 성자 경지 후기에 이른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 이태호와 엇비슷한 실력을 가졌다. 그러나 손을 한번 쓰지 않고 바로 패배를 인정하니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었다.
연태건 등이 화가 나서 씩씩거리고 있는 것을 보자 옆에 있는 맹동석 등은 복날에 얼음물을 마신 것처럼 속이 시원하고 후련하였다.
이때 맹동석은 일어서서 무덤덤하게 말하였다.
“연 봉주의 말이 너무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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