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화
이태호가 하는 얘기를 들은 여자 판매원은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애기라니요?"
이태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냉랭한 어조로 답했다. "옆에 있는 이 분은 제 사촌 누나거든요, 지금 무슨 막말을 하고 계시는거예요."
그의 말에 몹시나 난처해진 왕향금 역시 얼굴이 붉어졌다.
"어머, 제가 실수를 했네요, 신혼집 구하러 온 부부인 줄 알았어요, 너무 죄송해요."
말실수를 한 판매원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의 비주얼이 선남선녀마냥 멋지고 예쁘고 하니까 저도 자연스레 부부로 착각하게 됐어요."
"사과 안 하셔도 돼요."
이태호는 이내 미소를 짓고는 판매원에게 물었다. "저희한테 여기 이 모델하우스로 안내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러게, 모델하우스를 먼저 보긴 해야지."
왕향금도 뒤따라 말을 이었다.
"어머, 향금이 아니야?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지? 너가 왜 여기에 있어?"
바로 그때 하얀 양복을 입은 남자가 아릿따운 여인을 팔짱에 끼고는 이쪽으로 행하고 있었다.
본인의 대학 동기인 걸 확인한 왕향금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바로 그때 당시 그녀를 따라다니며 구애를 하다 거절을 당한 백운비였다.
대학 졸업 후에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뒤를 졸졸 따라다녔지만 끝내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왕향금이 술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그는 괴상야릇한 태도로 사생활이 지저분하다는 둥, 재벌을 꼬시는 술집여자라는 둥, 각종 루머를 퍼뜨리며 모욕을 일삼았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 왕향금은 그 당시 옹졸한 그의 구애에 응하지 않은 걸 너무 다행이라 여겨 시종일관 대수롭지 않은 태도로 임했다. 만약 그의 구애에 넘어 갔더라면 얼마나 끔찍했을까.
허나 여기에서 이런 놈을 다시 만나게 되다니.
"너도 아파트 사려고 온 거야?"
이마를 찌푸리고 있던 왕향금은 꼴보기 싫었지만 그래도 말을 이어 갔다.
백운비는 그 여인을 품에 안으며 자랑이라도 하듯 답했다. "응, 사려고 온 게 아니라 이미 샀어, 계약금을 다 지불했거든."
백운비는 빈정거리며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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