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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마당에 들어서자 집안에서 서진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마치 분노에 찬 맹수의 포효 같았다. 서문옥 역시 어안이 벙벙했다. 이틀 사이에 따귀를 세 번이나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예상외로 매우 침착했다. 그녀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가 갑자기 노발대발하는 서진성을 보며 말했다. “아빠, 지금 이태호를 죽이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그 범용이라는 사람이 이태호 씨라고 부르는 걸 보면 두 사람 사이가 범상치 않은 것 같아요. 용의당 몰래 이태호를 죽여도 용의당이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또 고민하다가 말을 이어갔다. “용의당 패거리가 바보도 아니고 우리랑 이태호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이태호가 죽으면 우리를 가장 먼저 의심할 거예요.” “형부, 진짜 방법이 없을까요?” 이화연과 연대명은 병상에 누워있는 연진욱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었다. 분노가 극에 달한 서진성은 두 사람을 보고 결국 폭발했다. “닥쳐! 너희들 때문에 이게 무슨 망신이야! 나, 서진성이 다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그 용의당이 우리 같은 3류 가문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패거리인 줄 알았어?” “그런데...” 이화연이 말하려고 했지만 서진성이 바로 끊어버렸다.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마!” “가자.” 연대명이 이화연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어떻게 된 일이세요? 어디 가는 거예요?” 이때, 두 사람이 집으로 들어가려던 하현우, 정희주와 마주쳤다. “도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인 거예요?” 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은 서진성은 하현우 부부를 힐끔 쳐다보고 말했다. “현우야, 여긴 어쩐 일이야?” 하현우는 멋쩍게 웃으며 이유를 둘러댔다. “서문옥 씨 보러 왔어요. 쇼핑하러 갔다고 했는데... 저희가 시간을 잘못 맞췄나 보네요.” 서문옥은 그의 거짓말을 들추어내지 않았다. “우리는 이태호 그놈을 혼내주러 갔는데 갑자기 용의당의 범용과 태수가 나타났고 그 사람들이 이태호 편을 들어줬어요. 그리고 저랑 제 아버지를 모욕했죠.” 하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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