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솔직히 말하죠. 사실 내 개인 금고에는 고혈압 치료 처방만 다섯 개가 있어요. 그러니 처방전 하나 있다고 가격 높게 부를 생각하지 말아요. 쌍방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을 말해줬으면 해요.”
이장훈은 진짜 치료제는 고이 모셔두면서 치료제가 아닌 것을 생산해서 폭리를 취하려는 그의 야비함에 혀를 내둘렀다.
만약 그의 짐작이 사실이라면 더욱 더 처방전을 그에게 팔 수 없었다.
“얼마가 됐든 팔 생각 없어요.”
한정훈은 점차 이성을 되찾고 담담한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
“그렇게 딱 잘라 거절하지 말아요. 이 세상에는 절대적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거든요. 만약 판매자가 판매를 거부한다면 가격이 마음에 안 들어서겠죠. 운전기사 하느라 생활도 힘들 텐데 이렇게 하죠. 내가 10억에 그 처방전 살게요. 이 돈이면 충분히 지금의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잖아요. 괜찮은 차도 살 수 있고 신형 핸드폰도 바꿀 수 있겠죠. 수도권만 아니면 꽤 괜찮은 아파트 한 채도 가능하고요. 이 돈이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어요.”
이장훈은 기가 차서 웃음이 나왔다. 지금 카드에 쌓인 돈만 가지고 평생 놀고먹을 수 있는데 10억에 구미가 당길 리 없었다.
그는 조수연에게 시선을 주며 능글맞게 말했다.
“약혼녀가 태진 대표인데 무슨 돈걱정을 해요? 난 수연 씨만 있으면 절대 돈이 궁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핸드폰이나 집도 필요 없겠죠. 한정훈 씨가 제안한 10억, 전혀 매력적이지 않네요.”
“풉!”
조수연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에는 한정훈과 같이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었지만 이장훈에게 더 좋은 처방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미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서 이장훈이 터무니없는 소리로 한정훈을 한방 먹일 때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진 것이다.
그녀는 뒤늦게 실례했다는 것을 깨닫고 다급히 손으로 입을 가렸다.
하지만 떨리는 어깨와 흔들리는 동공은 웃음을 참고 있다는 것을 숨기기에 역부족이었다.
한정훈은 분해서 이가 갈렸다. 고의적인 도발인 것을 알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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