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5장
이장훈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몽순호한테 성양명이 전에 하던 뒤처리를 맡기려 했었다.
그런데 이놈은 군복을 입은 채 몸이 꼿꼿한 게 철혈의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이런 군인을 보게 됐다면 존경을 표하며 눈과 귀가 호강을 했을 것이다.
허나 현실 속으로 돌아와 옆에 이런 사람을 데리고 다니면 몽순호는 사람의 눈길을 끌 게 뻔했다.
그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다른 옷으로 갈아입으면 안 돼?”
몽순호는 자신의 군복을 들여다보고는 이장훈의 옷을 힐끔했다.
“안 돼요. 이장훈 씨처럼 편한 옷차림을 하고 있으면 남성미가 없잖아요. 군인은 군인답게 입어야지 절대 평상복으로 갈아입으면 안 돼요?”
내 옷에 불평을 널어놔?
이장훈은 말문이 막혔다.
“이봐... 그 차림 뒤에 몇몇 부하들까지 따라다니면 너무 눈에 띈다는 생각 안 들어?”
몽순호는 턱을 치켜올렸다.
“저는 엄청 자랑스러운데요!”
몸을 돌려 차 문을 연 이장훈은 마윤철한테 물었다.
“몽순호가 내 명령에 따른다면서요? 내 말 안 들을 거면 따라다니지 말라고 하세요.”
마윤철은 웃으며 답했다.
“고집이 세서 그래요. 온전히 이장훈 씨한테 넘길 테니까 원하시는 대로 고쳐 쓰도록 하세요.”
마윤철의 말을 듣자 몽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는 감히 그 말에 반박할 자격이 없었다.
마윤철의 내뱉은 말이라 하면 곧 명령이다.
이장훈은 몽순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들었어? 내가 시키는 대로 따르라잖아. 가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와. 그냥 빈팔에 긴바지 운동화를 신으면 돼.”
...
송강시 북쪽 교외.
무산 기슭 아래에 마을이 하나 있는데 이름은 신도 마을이었다.
마을의 남자들 중 광산 사고로 아홉 명의 건장한 노동자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과부가 아홉이나 늘어나게 되었다.
주변 마을의 구경꾼들은 이 마을더러 과부 마을이라 손가락을 하곤 했었다.
그로 인해 평범했던 마을이 애매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신도 마을의 보드룸은 예전보다 훨씬 많아진 듯했고 근처 마을의 남자들은 놀이하러 자주 넘어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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