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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마윤철의 신분을 아는 왕준엽으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목숨을 걸고 담보를 선다니! 대체 이장훈이라는 청년의 정체가 뭘까? ‘어르신은 왜 이 청년을 이리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거지?’ 이장훈은 마윤철의 열정이 오히려 부담스러워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고요. 사실 왕 대표님의 한 마디면 끝납니다. 이틀 후에 여자친구 어머님의 생신인데 연회에 참석해 주시면 더 좋고요.” 왕준엽은 이틀 후라는 소리를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어르신이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니 무조건 당신들을 지지할 겁니다. 하지만 이틀 후에는 시간이 안 돼요. 중요한 임무 때문에 서울을 떠나야 하거든요.” 이장훈을 대하는 마윤철의 태도가 의아하긴 하지만 그건 그거고 임무는 임무였다. 이때, 마윤철이 단호한 어투로 그에게 말했다. “내일 넌 돌아갈 필요가 없어. 그리 중요한 일도 아니야. 휴가 줄 테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이틀 후에 있을 연회에 참석해. 나 대신 선물 챙겨가는 것도 잊지 말고.” 왕준엽은 순간 당황해서 할 말을 잃었다. 군인인 하는 일에 중요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지만 어르신이 휴가까지 준다고 했으니 이 젊은 청년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새삼 실감이 되었다. “알겠어요. 이틀 후에 늦지 않게 갈게요.” 이장훈은 다가가서 마윤철의 손을 잡았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마윤철도 이장훈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당신을 도울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이장훈은 어색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이틀 후에 제가 직접 모시겠습니다.” 왕준엽은 정중히 답했다. “그렇게까지 예의 차릴 필요 없습니다. 늦지 않게 갈게요.” 이장훈은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준 뒤에 조수연과 함께 차를 타고 저택을 떠났다. 두 사람이 사라진 뒤에도 마윤철은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참다못한 왕준엽이 물었다. “대체 이장훈이라는 청년 뭐 하는 사람인가요? 어르신이 존칭까지 써가면서 대접할 정도예요?” 마윤철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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