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장

"됐어, 생각 안 할래." 안소희는 이런 일에 시간을 허비하기 귀찮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 먼저 갈게." 이런 일의 결과는 나영재가 자신을 의심하고 질의하는 것 외에는 별다를 게 없었다. 이미 여러 번 오해를 받았으니 한 번 더 받는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다. 나영재는 안소희를 거짓말쟁이로만 여겼다. "내가 운전해서 데려다 줄게." 서도훈이 일어서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안소희는 서도훈의 호의를 거절했다. "너 호텔 감시 카메라부터 돌려 봐. 누가 너한테 편지를 보냈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야." 서도훈은 안소희의 말을 듣고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호텔 문앞에 따라나와 콜택시를 불러주고, 차에 타는 것까지 지켜본 후에야 방으로 돌아갔다. 방으로 돌아온 서도훈은 전화 한 통을 걸었다. 이때의 그는 더 이상 안소희 앞에서 보였던 순수한 옆집 오빠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위험이 깃든 눈빛으로 상대방에게 이번 일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자신이 이용당하는 건 상관없었지만, 소희가 계속해서 괴롭힘을 당하는 건, 견딜 수 없었다. 안소희는 서도훈의 생각을 몰랐다. 그저 차 뒷좌석에 앉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또한 호텔 주차장에서 롤스로이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창조주의 총애를 한껏 받은 듯 잘생긴 남자가 이 모든 것을 보고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남자는 안소희가 호텔에서 나와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차 안에는 짙고 차가운 저기압이 흐르고 있었다. 연청원은 조수석에 앉아 복잡한 표정으로 운전석에 앉아있는 사람을 바라보더니 손을 들고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괜찮아. 우기 뱃속에 다른 사람의 아이를 품고 있는데도 난 아무 말도 안 하잖아?" "내려." 나영재의 목소리는 마치 살얼음 같았다. 연청원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라고? 그는 자신이 잘못 들은거라고 착각했다. 다시 물어보려던 순간, 차가운 나영재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내려!" "안소희한테 따질 생각은 아니지?" 연청원은 조금 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