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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8장

닉의 말에 룸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눈치를 말아먹은 건지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는 모양이었다. “나은이가 지금 결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조진한이야.” 변세호는 이를 잘 알기에 굳이 옛이야기를 들추지 않았다. “나은이가 누구와 결혼하든지 간에 지금 이 게임의 목적은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누가 말하는 것이 나은이한테 더 큰 의미가 있냐, 이거잖아.” 닉이 변명했다. “어릴 적엔 모든 게 의미 있었지.” 변세호은 술을 비워내고 조진한을 보며 말했다. “계속해.” 그 후 계속 진행되는 게임에서 조진한과 변세호는 거의 번갈아 가면서 술을 들이켰다. 계속 바깥 복도에서 나은에게 전화를 걸던 윤소희는 맞은편에서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 “어디야?” “나 운전해.” 나은은 호텔에 조진한을 찾으러 가는 길이었다. 저녁에 변세호가 그녀를 만나러 온다는 얘기를 얼굴 보고 제대로 하고 싶었다. “왜?” “이쪽으로 올래?” 윤소희는 이유를 직접 말하지 않았다. 나은은 스피커를 틀어놓고 계속 운전하며 대답했다. “지금은 안 돼. 호텔로 돌아가서 조진한을 만나야 하거든. 왜, 그쪽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조진한 지금 여기 있어.” 윤소희가 이실직고했다. 운전에 집중하던 나은은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그녀는 차를 즉시 유턴하며 주소를 물었다. “너 어디야?” 윤소희가 주소를 말하자, 나은은 속도를 높여 그쪽으로 향했다. “변세호와 조진한, 지금 술 대결 중이야.” 윤소희는 룸 쪽을 한 번 쳐다보다가 걱정스러운 마음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미 한참이나 마셨어. 이대로 두면 사고라도 날까 걱정돼서.” “기다려. 금방 갈게.” 나은은 속도를 더 높였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의문투성이였다. 조진한이 왜 작은오빠랑 같이 술을 마시고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도 자신이 주량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텐데 말이다. 윤소희는 전화를 마친 뒤 다시 룸으로 들어갔다. 조진한이 또 연달아 석 잔을 더 마신 것을 보며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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