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4장
진나은은 거듭해서 조진한에게 말했다.
조진한이 불안해한다는 걸 알고, 성격이 과묵하고 속내를 꺼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진나은은 조진한에게 묻기도 전에 그런 문제들을 전부 고려하고 있었다.
진나은은 진심으로 조진한이 좋았고, 정말로 그가 마음에 쓰였다.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지만 다른 문제 있으면 얘기해도 돼.”
진나은은 결론을 내며 한마디 덧붙였다.
“지금부터 난 변세호랑 닉이랑 거리를 둘 거야. 그러니까 너도 다른 여자애들이랑 거리를 유지해야 해.”
그녀는 자신이 믿음을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조진한의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조진한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자신도 그에게 유일한 소유욕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었다.
오직 그래야만 조진한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진나은의 생각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전의 말을 들었을 때 조진한은 그저 마음은 따스해졌지만 어디 한 군데는 여전히 공허함이 느껴졌었다. 그러다 진나은이 자신에게도 요구를 제기했을때에야 그는 비로소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입 꾹 다물고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뭐 하자는 거야?”
진나은은 뻔히 알면서도 자신이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조진한이 느낄 수 있게 물었다.
“싫다는 거야?”
“아니야, 좋아.”
조진한이 대답을 했다.
그 뒤로 진나은은 조진한과 다른 이야기를 잔뜩 했다. 전부 다 커플들 사이에서 어떻게 지낼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진나은은 조진한의 상황을 전부 다 알고 있었기에 제기하는 요구들도 전부 다 조진한이 원하는 포인트였다.
그와 동시에, 밖에서.
정호는 내내 밖에서 서 있다가 쭈그려있다가, 앉았다가 하면서 귀로는 시시각각 문 안쪽의 기척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30분이 넘도록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막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때, 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리자 힘든 것도 마다하고 빠르게 몸을 바로 세우며 비서의 이미지를 유지했다.
그리고 찾아온 사람을 본 정호의 두 눈에는 의외라는 기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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