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5장
나준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니 복잡한 얼굴의 변세호가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작은오빠?”
변세호를 발견한 나은이 물었다.
“들어가도 돼?”
변세호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럼요.”
나은이 의자에서 폴짝 뛰어내리며 살갑게 대답했다.
변세호는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겼다.
나은과 나준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해.”
갑작스러운 사과에 나은은 조금 당황한 기색이었다.
나준도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그런 말을 해서 너를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됐어. 네가 다른 사람한테서 받은 선물을 가지겠다고 해서도 안 됐어.”
변세호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었다. 그때는 몹시 충동적이었다.
“용서해 줄래?”
이렇게 빨리 사과를 받을 줄 몰랐던 나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용서할게.”
“고마워.”
변세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오빠로서 그렇게 옹졸해서는 안 되었고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은 더더욱 하지 말아야 했다.
“이것들 집에 가져가 줄 수 있어요?”
진심으로 영재 아빠한테 준비해달라고 했던 거라 나은은 그래도 변세호가 물건을 가져갔으면 했다.
“내가 직접 고른 건 아니지만 영재 아빠한테 준비해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혹시나 내가 준비한 게 별로일까 봐 영재 아빠한테 맡겼어요.”
“응.”
변세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은은 뒤끝이 없는 사람이었다.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가 좋다면 그녀는 바로 그를 용서할 수 있었다.
“정말요?”
“응. 정말.”
변세호가 담담하게 답하자 나은은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 후 두 아이는 꼬박 오후를 함께 놀았다.
나은은 그에게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섣달그믐날 밤에 그에게 정식으로 사과할 생각이었다.
그날 저녁. 거의 식사가 끝날 무렵 변세호는 나은이 핑크 박스에 나무 인형을 넣어두는 모습을 보면서 눈썹을 들썩였다.
“나은아.”
“네?”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네.”
나은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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