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8장
“지훈 오빠, 방금 내가 아영 씨한테 곽 대표님께 술 한 잔 올리라고 했는데 설마 화난 건 아니지? 사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 어쩔 수 없었던 거지. 내가 술을 마실 수 없는 이 상황에서 협상이 틀어질까 봐 걱정됐거든. 가끔은 정말 왜 이렇게 쓸모없는 인간으로 태어났는지 속상해.”
그녀는 점점 더 자책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 울음소리가 듣기 거북할 정도였다.
나는 몇 가지 음식을 집어 먹었지만 이미 다 식어 맛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젓가락을 내려놓고 하지훈에게 말했다.
“대표님, 고청하 씨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먼저 호텔로 데려다주시는 건 어떨까요? 전 이따가 혼자 택시 타고 돌아갈게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하지훈의 눈빛이 위험하게 날카로워졌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
“내가 뭘 할지는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
씁쓸해진 나는 입술을 꽉 다물었다.
정말 화가 났다!
하지훈은 언제나 그랬다. 침대에서 달콤한 말들을 속삭이더라도 고청하 앞에서만큼은 나에게 늘 차갑고 가혹하게 대했다.
“제멋대로 생각하지 마.”
그는 고청하를 위로하며 말했다.
낮고 다정한 목소리는 나를 대할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꽉 깨물었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쓰라렸다.
‘내가 너를 위해 아이를 낳아줘? 꿈 깨!’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만약 뜻하지 않게 임신한 게 아니었다면 난 절대 그에게 아기를 낳아주지 않았을 것이다.
코끝이 시큰해지고 눈가도 따끔거렸다.
정말 짜증 났다.
‘임신 후 호르몬 변화 때문에 감정이 이렇게 요동치는 건가? 그냥 나한테 호통 한번 친 것 뿐인데 눈물이 날 것 같네...’
나는 서둘러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그때 뒤에서 하지훈이 급하게 소리쳤다.
“거기 서. 어디 가는 거야?”
나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차분하게 말했다.
“화장실.”
말을 마치고는 그의 반응을 무시한 채 빠르게 걸어 나갔다.
화장실에 도착해서 거울을 보니 내 눈가는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나는 물을 한 줌 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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