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하지훈에게 애교를 부릴까? 안 돼! 칭찬해볼까?’
하지만 지금 그의 차가운 표정을 보고 있자니 나는 칭찬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의 차가운 얼굴을 뚫어지라 바라보며 한참을 참은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나한테 투표해주면 안 될까? 나에게 정말 중요한 거라서 그래.”
“그래?”
하지훈은 입술을 깨물고 한바탕 웃더니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가 이렇게 웃자 나는 마음이 갑자기 식어 버렸다. 나를 그렇게 싫어하니 틀림없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정말 그 6억이 없으면 안 되었다.
자존심도 버리고 교만도 버리고 열심히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실패할 수 없었다.
기다리다 지친 육승현은 하지훈에게 말했다.
“야, 뜸 들이지 말고 빨리 투표해.”
나는 하지훈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가 27번에 투표하지 않으면 나는 6억을 받을 수 있을 텐데 하지훈이 갑자기 나타난 것은 나를 노린 것이 분명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하면 하지훈이 나를 이번 한 번만 봐줄 수 있을까?’
하지훈은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는데 그의 눈빛에는 놀림과 차가움이 섞여 있었다. 나는 마음에 찬 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았다.
표정을 보니 27번에 투표할 것이라는 걸 거의 확신할 수 있었던 나는 마음이 몹시 초조했다.
하지훈 곧 입을 열려 하자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뛰쳐나와 그의 손을 잡고 애원했다.
“27번만 찍지 않으면 뭐든지 들어줄게.”
“쯧쯧, 이렇게 표를 구하다니 뻔뻔스러워.”
“웃겨 죽겠네. 방금 보수적인 척하더니 하지훈 대표님 앞에서 이렇게 개방적일 줄은 몰랐네.”
무대 아래 관객들은 나에 대한 조롱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27번은 더욱 나를 향해 눈을 흘기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육승현은 팔짱을 끼고 연기를 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하지훈 대표님의 전처인 것 같아요.”
“어머, 정말이네요, 참.”
“쯧쯧, 예전에는 집안의 세력을 믿고 하 대표님에게 온갖 수모를 다 했다고 들었는데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 대표님의 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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