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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장

“휴...” 육승현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됐어, 됐어. 네 말에 당할 수가 없네. 난 방에 가서 잘란다.” 그는 몇 발짝 걷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갑자기 하지훈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 가죽 코트 말이야. 꼭 사 줘야 해!” “돈은 네 계좌에 보냈으니까 네가 알아서 사.” 육승현은 그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뜨고는 재빨리 핸드폰을 확인했다. 잠시 후 그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꽤 많이 보내줬네? 그럼 너도 하나 사 줄게.” “필요 없어.” 하지훈은 무표정하게 대꾸했다. “그럼 아영이한테 하나 사다 줄까?” “안 돼!” 하지훈이 차갑게 딱 잘라 말하자 육승현은 입을 삐죽였다. “안 된다면 할 수 없지. 남는 돈으로 다른 거 사야겠다.” 이렇게 말하고 그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육승현이 떠나자 주변 공기가 조금 차갑게 눌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가방을 손에 들고 한두 걸음 뒤로 물러나 문틀에 기대었다. 그러자 하지훈이 한 걸음 다가오더니 180cm가 넘는 큰 키로 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나랑 같은 방 쓰기 싫어?” 나는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 “꼭 그런 건 아니야.” “그럼 뭐? 내가 밤에 네 위에 올라탈까 봐 무서워?” “하지훈!” 나는 그를 화난 눈으로 쏘아보았다. 솔직히 그가 사실을 말한 거라서 부정할 수는 없었다. 나도 그가 밤에 또 나를 괴롭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하지훈이 사용하는 단어가 조금 거슬렸다. 곧 하지훈은 내 머리 옆에 팔을 기대며 방 안에 나를 가둬놓았고 다른 손으로는 강하게 내 손에서 물건을 빼앗아 갔다. “나랑 같은 방 쓰기 싫어도 써야 해!” “하지훈, 너무 제멋대로 굴지 마!” 하지만 하지훈은 건방지게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래. 나 제멋대로야. 그래서 어쩔 건데?” 나는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봤다. 알고는 있었다. 비서로서 모든 일은 대표님인 그를 따라야 한다는 걸. 그런데도 하지훈의 이런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예전에 하지훈에게 잘 대해주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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