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0장
하지훈은 정말이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기 코트를 벗더니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뭘 하긴. 그냥 그 재킷이 눈에 거슬렸을 뿐이야.”
“...”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말하면서 자기 코트를 내 몸에 둘렀다.
옷에 남아있는 그의 체온과 은은한 담배 냄새가 확 풍겨 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따듯하고 안심이 되는 기분이었다.
그는 대체 왜 굳이 자기 옷을 낸데 입혀준 걸까?
나는 그의 행동을 빤히 보면서 관찰했다. 가슴이 순간 간질거렸다.
그러나 남자가 내뱉은 말에 그 간질거림은 사라지고 말았다.
“널 일 하라고 여기까지 데리고 온 거야. 놀라고 데리고 온 게 아니야. 다음부터는 내 옷 거부하지 마. 안 그러면 추위에 병 걸리게 될 테니까. 여긴 아픈 널 간호해줄 사람도 없어.”
‘허, 진짜 얘 입에서는 기분 좋은 말 한 번 안 나오네.'
‘기분 좋은 말 들으려면 다음 생에나 기대할 수 있겠어! 아니지, 다음 생에도 얘 같은 놈은 안 만날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때 하지훈은 육승현의 재킷을 직원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이 옷은 기부함에 넣으세요.”
직원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나는 순간 다급해졌다.
“안 돼. 그건 승현이 옷이잖아. 돌려줘야 한다고.”
“괜찮아. 어차피 육승현이 요즘 눈여겨보던 가죽 코트가 하나 있었거든. 2억 정도 하니까 그걸 사주면 돼.”
‘가죽 코트라고...'
‘육승현은 왜 이렇게 가죽만 좋아하는 거야.'
하지훈은 내게 입힌 코트를 꼭꼭 여몄다. 나는 그의 코트에 김밥처럼 말려버렸고 그제야 그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린 채 레스토랑 밖으로 나왔다.
육승현의 재킷보다 하지훈의 코트가 확실히 더 따듯했다.
길이부터 달랐으니까.
원피스에 니트 아우터를 입은 내가 하지훈의 코트를 입으니 무릎까지 내려왔고, 정말이지 너무도 따듯했다.
하지만 이 코트를 원래 고청하에게 입히려고 했었다는 생각에 다소 씁쓸함이 밀려왔다.
씁쓸해도 나는 그 감정을 가슴 속 깊이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 따져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