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0장
나는 초라한 모습으로 캐리어를 세우며 엉겁결에 하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하지훈은 내 옆을 지나갈 때 마치 어제 나를 회사로 오라고 몰아붙인 사람이 아닌 듯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그가 결코 나를 놓아주지 않을 거란걸.
차가운 외모 아래 얼마나 광적인 마음을 숨기고 있는지 나만이 알고 있었다.
하지훈은 비서와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나서야 로비는 다시 떠들썩해졌다.
나를 향한 조롱과 비웃음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프런트 데스크 직원도 다시 한번 날 몰아내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거세게 나를 쫓아냈다.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곧바로 캐리어를 끌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그 직원이 따라오며 나를 붙잡고 말했다.
“야, 이 뻔뻔한 여자야! 꺼지라는 말 못 들었어?”
나는 그녀의 손을 단번에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
“그럼 넌 고작 안내 데스크 직원 주제에 왜 이렇게 잘난 척이야? 여기가 네가 다니는 회사인 건 알겠는데 네 소유는 아니잖아. 좀 적당히 해.”
“뭐?”
그 직원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캐리어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도 직원의 욕설이 등 뒤에서 계속 들려왔다.
나는 캐리어를 내려다보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정말 내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나 보다. 누구든지 나를 짓밟으려고 하다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정말 한가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하지훈의 사무실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올라갔다.
내가 캐리어를 끌고 지나가는 모습을 본 비서팀 직원들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힐끔거리며 수군거렸지만 비서실이 대표실 옆이라 큰 소리로 떠들지는 못했다.
그들의 표정을 보니 그리 좋은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닌 듯했다. 하지만 딱히 상관없었다.
하지훈이 이미 비서에게 내 이야기를 했는지 나는 막힘없이 대표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비서가 경멸하는 눈으로 나를 흘겨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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