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장
나도 웃으며 정순자에게 인사를 했다.
정순자가 나에게 말했다.
“우리 재민이 탓하는 거 아니지? 우리 재민이가 원래 말주변이 없어서 그래. 안 그래도 내가 어제 한 소리 했어.”
“아니에요, 재민 씨 잘못이 아닌걸요. 제가 말을 제대로 안 해서 오해하게 했어요.”
정순자는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계속 말했다.
“아유 아직 대학생 같은데 벌써 결혼하고 아이도 가졌구나!”
그리고 시선을 내 배로 옮기며 말했다.
“몇 주차야? 아직 배가 안 불렀네.”
“네, 얼마 안 됐어요.”
나는 웃으며 대답하고 정순자를 따라 계단을 올랐다.
정순자는 내 손에 든 호떡을 보며 말했다.
“임신했을 때는 골고루 잘 먹어야 해. 호떡만 먹으며 안되지. 그리고 혼자 밖에서 사는 것도 위험하고. 시댁이랑 남편은 뭐하고 임신한 애를 혼자 나와서 일하게 하는 거야?”
나는 아랫입술을 물고 애써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도 임신인지 얼마 전에 알았어요.”
“그랬구나.”
정순자는 내 배를 내려다보며 계속 말했다.
“그래도 아주머니 생각은 남편이 와서 같이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래야 돌봐주는 사람도 있지. 여기 근처에 공장이 많이 있으니 남편이 부지런하기만 하면 일은 얼마든지 있을 거야.”
정순자의 말에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한테는 시댁도 없고 정순자가 말하는 남편도 이제는 전남편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도무지 정순자의 얘기에 마땅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드디어 6층에 도착했다.
나는 정순자에게 말했다.
“그럼 먼저 들어가 볼게요. 아주머니, 다음에 또 봬요.”
“그래, 들어가라.”
몸을 돌려 집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나는 등 뒤의 강렬한 시선을 느꼈다.
뒤돌아보니 정순자는 아직 계단에 서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고 표정은 매우 이상해 보였다.
그리고 내가 뒤돌아보자 정순자는 바로 과하게 웃으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어서 들어가 봐. 임신 중에는 잘 쉬어야지.”
“네, 고마워요. 아주머니.”
말을 마친 나는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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