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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장

가을밤의 바람이 차가웠다. 나는 캐리어를 질질 끌며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거리를 걷고 있었다. 문득 만약 내 인생에서 하지훈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문이 몰락했더라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을 텐데... 적어도 지금처럼 고통스럽진 않았겠지.’ 가로등 아래 서서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 남자를 완전히 잊고 이 상처를 다 치유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었다. 바람에 휘날리는 낙엽들이 내 주변을 맴돌았고 바람에 섞인 빗방울이 얼굴에 닿아 차가웠다. 이 가을이 유난히 추운 것 같아 나는 옷깃을 여몄다. 한참을 가로등 아래서 멍하니 서 있다가 오빠가 알려준 주소를 찾아 그곳으로 향했다. 오빠가 살고 있는 곳은 달동네 같은 곳으로 그 주변에는 저렴한 집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집들은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고 환경은 그리 좋지 않았다. 방금 이곳에 가랑비가 내렸는지 땅은 질척거리고 곳곳에 쓰레기가 보였다. 첫인상은 꽤 지저분해 보였다. 하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많았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흐릿한 가로등 아래에는 노점상들과 사람들이 가득했고 분위기는 매우 활기찼다. 마을 입구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었고 나는 캐리어를 끌며 그곳으로 다가가 표지판을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이 정류장에서 내가 다니는 회사 근처까지 직행하는 버스가 있었다. 버스를 타면 한 시간쯤 걸려 회사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사실에 우울했던 마음이 조금은 나아졌다. 길가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사고 캐리어를 끌고 나는 오빠의 집으로 향했다. 그의 집은 마을 안쪽에 위치해 있었고 나는 세 개의 골목을 지나야 했다. 집은 모두 오래되고 단순한 민가들이었고 최고로 높은 건물이 여섯, 일곱 층이었다.엘리베이터는 당연히 없었다. 오빠의 집은 606호였다. 나는 고개를 들어 건물을 올려다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계단으로 향했다. 캐리어가 꽤 무거웠는지라 나는 한 층씩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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