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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두 남녀의 정체는 바로 고유나와 부시혁이었다. 고유나는 부시혁의 팔짱을 끼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 “병원에 너무 오래 있었나? 스키 타는 법도 다 까먹었네. 부시혁 코치님, 오늘 잘 부탁드릴게요.” 고유나의 말에 부시혁은 그녀의 발목을 힐끗 바라보았다. “발목은 괜찮아?” “별로 많이 다친 것도 아닌데 뭐.” 다시 매력적인 미소를 짓던 고유나는 부시혁의 팔을 더 꼭 끌어안았다. “없는 시간 내서 여기까지 온 건데. 너랑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싶어.” “그래.” 고유나는 퇴원 뒤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고 졸라댔고 마침 부시혁도 급한 업무를 모두 처리한 뒤라 고유나와 스키 여행을 떠난 것이었는데 하필 아브리 리조트로 온 것이었다. 윤슬도 지금쯤 여기 와있겠지... 스키장에서 스키복을 비롯한 장비를 대여한 윤슬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스키장에 첫발을 들였다. 하지만 새하얀 눈밭에 다들 스키복 차림이라 누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윤슬은 눈밭에 반사된 햇살에 욱신거리는 눈을 비비며 물었다. “뭐야. 이렇게 무턱대로 찾다간 하루가 다 지나도 못 찾을 것 같은데? 재원아, 아까 남 대표가 어느 쪽으로 갔는지 확인했어?” “...” 묵묵부답인 육재원을 향해 고개를 돌린 윤슬은 그제야 뒤에 아무도 없는걸 발견했다. “뭐야? 나 찾은 거야?” 이때 육재원이 멋진 드리프트와 함께 윤슬 앞에 나타났다. “야, 내가 말했지. 우리 놀러 온 거 아니라고.” 윤슬이 이를 악물었다. “네 말대로 스키장이 동네 학교 운동장도 아니고 어떻게 찾냐?” 육재원이 윤슬의 손을 잡았다. “됐고 내가 배워줄 테니까 일단 스키나 타자. 어차피 여기 서 있어 봤자 못 찾는다니까? 육재원 코치님이 무료 풀코스로 모시겠습니다.” 커다란 스키장을 둘러보던 윤슬도 결국 한숨을 푹 내쉬고 육재원을 따라나섰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초보 코스에 도착했다. “초보 코스는 경사도가 낮으니까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일단 감부터 잡고 중급 코스로 이동하는 걸로.” “어쩐지 여긴 사람이 별로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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