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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육재원의 사심

두 사람은 모두 가드레일 앞에 서서 그를 등지고 있었다. 부시혁은 그들의 정면을 볼 수 없어서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가까이 서 있지 않고 중간에 20~30센티미터의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을 보고 칠흑같이 어두웠던 얼굴색이 그제야 조금 밝아졌다. "육재원은 언제 왔어?" 부시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장비서는 손목시계를 한 번 보았다. "대략 십여 분 전." 부시혁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알았다고 표시했다. "무슨 일로 찾았어?" "노부인이 찾으셨습니다." "나는 갈 테니, 너는 여기에서 그들을 보고 있어, 육재원이 감히 윤슬에게 접근하기만 하면, 너는 가서 그들을 갈라놓아." 장비서는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대표님, 너무 유치한 거 아니에요?) 비록 이렇게 생각했지만 장비서는 감히 말을 하지 못하고 안경을 밀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부시혁은 또 윤슬과 육재원을 한번 보고 몸을 돌려 할머니를 찾아갔다. 베란다. 육재원은 손에 든 와인잔을 흔들며 옆에 눈이 처져 있고 기분이 안 좋은 여자를 보며 관심을 갖고 물었다. "왜? 기분이 안 좋아? 이렇게 많은 말을 했는데 대답이 거의 없네." "좀 안 좋아." 윤슬은 그와 잔을 부딪친 후 고개를 들어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육재원 몸을 돌려 두 팔을 뒤로 가드레일에 걸쳤다. "도대체 왜 그래?" 윤슬은 밖을 보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이 세상에서 사람의 감정 따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해." 이 말을 듣고 육재원은 술을 마시는 동작을 멈췄다. "감정이라고?" "응." 윤슬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전에 너에게 말했잖아. 부시혁이 나를 포기했다고. 그런데 오늘 저녁 또 후회하고 나를 기다리겠다고 했어. 그래서 말인데 재원아, 그의 감정이 너무 장난 같지 않니?" 포기도 쉽게 포기하고 번복도 쉽게 번복한다. 도대체 그녀를 뭘로 보는 건지? 육재원 술잔을 꼭 쥐고 얼굴의 웃음이 굳어졌다. "어, 장난 같아. 그럼 너는? 무슨 생각이야?" "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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