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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부시혁의 생모

“아니요.” 남자가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저 여자 확실히 맞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시력을 잃었는지는 모르겠네요.” 남자의 설명에 최성문의 표정은 많이 풀어졌지만 눈빛만은 여전히 매서웠다. “얼굴 확인했으니 됐어. 애들 풀어서 제대로 감시해. 매일 어디로 움직이는지 뭐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납치해. 최태준 그 자식... 저 여자를 정말 좋아한다면 결국 걸려들 거니까.” 최성문의 눈동자가 살기로 번뜩였다. “네, 도련님.” 그제야 고개를 돌린 최성문이 눈을 감고 차량이 천천히 거리를 떠났다. 한편, 아파트로 들어가려던 윤슬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홱 돌렸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윤슬의 모습에 장정숙 역시 걸음을 멈추었다. “왜 그러세요?” “그냥요. 누군가 절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아서요.” 확실하지는 않는 듯 윤슬이 고개를 갸웃하고 장정숙 역시 바로 고개를 돌렸지만 수상한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곧 시선을 거두었다. “아무도 없는데요? 착각하신 거 아니에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윤슬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찝찝한 기분은 지울 수 없었다. 눈이 보이지 않게 된 뒤로 다른 감각, 특히 누군가의 시선에 대해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 윤슬이었다. 일단 수상한 사람은 안 보인다고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겠어. 다른 한편, 부시혁의 본가. 부시혁이 현관으로 들어오고 소파에 앉아 깔깔대던 왕수란이 깜짝 놀라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시혁아, 여긴 무슨 일이야?” “뭐 좀 가질 게 있어서요.” “뭘?” 왕수란의 질문에 시계를 확인하던 부시혁이 덤덤하게 말했다. “제 친어머니 물건이요. 곧 회의 시간이라 제가 좀 바빠요. 다음에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말을 마친 부시혁이 2층으로 올라가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왕수란이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친엄마 물건을? 왜? 부시혁의 생모, 한미진 한씨 일가의 상속녀였으나 32년 전, 부시혁의 아버지와 결혼한 뒤로 얼마 못 가 파산하고 말았다. 그 뒤로 얼마 못 가 한미진도 세상을 떴으나 결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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