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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4화 시계에 속에 숨겨진 ‘화‘

부시혁이 편지를 보고 있을 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방에 불이 켜져 있길래... 바쁜가 봐?” 고유나는 검은색 가운을 걸친 치고 있었으며 헐렁하게 묶은 허리띠 때문인지 가운이 아래로 내려와 새하얀 쇄골을 드러냈다. 게다가 코끝을 스치는 향수 냄새가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고유나는 과일차를 테이플 위에 놓고 부시혁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내가 만든 과일차야. 마시면서 해.” “일 다 끝났어.” 부시혁은 서랍에 있는 편지를 고유나에게 보여줬다. “잉크 꺼내려다 편지를 봤어. 우리가 이렇게 많은 편지를 썼을 줄 몰랐네.” “6~7년 전의 편지를 왜 아직도 가지고 있어?” 고유나는 편지를 보고 잠시 당황했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말했다. “추억이잖아.” 부시혁은 편지를 만지작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고유나는 부시혁을 처음으로 설레게 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고유나는 부시혁에게 다가가 그를 안았다. “시혁아. 나는 네 곁에 있으니까 이 편지들은 이제 필요 없어. 내일 가정부 아줌마한테 버리라고 하자.” 부시혁이 말을 하지 않자 고유나는 불쌍한 척하며 말했다. “편지를 가지고 있는 건 계속 추억에 머물러 있다는 거야. 설마 내가 이 편지보다 못해? 아직도 나랑 같이 이는 것보다 편지로 주고받고 싶은 거야?” 고유나의 불쌍한 표정을 보자 부시혁은 마음이 아팠다. 고유나의 말도 맞다. 그녀가 옆에 있으니 편지는 중요하지 않다. “알겠어. 내일 버릴게.” 부시혁이 고유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응!” 고유나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부시혁의 좋은 냄새를 맡으며 매우 설레 했다. 고유나는 부시혁의 목에 뽀뽀를 했다. 부시혁은 온몸이 굳었다. 고유나가 턱에 뽀뽀를 하자 조용히 밀어냈다. 고유나는 이미 허리끈을 풀고 있었다. 고유나의 유혹에도 부시혁은 아무 표정 없이 그녀의 가운을 입혀줬다. “시혁아, 우리 이제 부부야.” 부시혁이 거절하자 고유나도 무척 당황했다. “뭐든 할 수 있잖아. 아니면 내가 싫은 거야?” 두 사람은 부부이니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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