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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2화 근처에 사는 한 남자

윤슬은 얻어맞은 부민혁의 얼굴을 보고 한숨을 쉬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 문을 닫았다. 부민혁은 마치 윤슬과 친한 사람처럼 차를 마음대로 뒤적였다. “차가 안 좋아서 내 다리도 안 들어가네! 이혼할 때 형한테 차 한 대도 못 받았어?” 윤슬의 차가 승용차라 부민혁은 긴 다리를 쭈그리고 앉았다. “싫으면 내리든가 형 불러서 좋은 차 타고 가든가!” 윤슬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 부민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천수만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부민혁은 차에서 내려 문을 닫고 말했다. “여기 집값이 비싸다던데 양심을 팔아서 이 집을 산 거야?” “이혼할 때 우리 형이 진짜 한 푼도 안 줬어?” “너 제정신이야? 네가 우리 형 돈 가져가도 너한테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어!” 윤슬은 부민혁을 투명인간 취급하고 그의 말을 무시하며 집으로 들어갔다. 부민혁이 빨리 피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문에 끼일 뻔했다. 부민혁은 깜짝 놀라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윤슬에게 욕을 하고 싶었지만 오늘 밤에 잘 곳이 없어 참았다. 윤슬이 거실로 향하자 부민혁이 큰소리로 불렀다. “우육면 먹고 싶어. 두 그릇!” 부민혁은 윤슬이 못마땅했지만 윤슬의 요리 솜씨가 좋아 그의 입맛에 맞았다. 이전에 윤슬이 부가 집안에 살 때, 부민혁의 도시락은 모두 윤슬이 직접 해줬다. 윤슬이 집을 나가자 왕수란이 5성급 호텔 출신 셰프를 불렀지만 윤슬의 요리 솜씨보다 못했다. “맑은 국물로 해줄 테니까 먹든가 말든가!” 윤슬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냉정하게 말했다. "아 그리고 약 상자는 서랍 두 번째 칸에 있으니까 알아서 찾아.” “......” 정말 이상하다. 윤슬은 형과 이혼했을 뿐인데 왜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까? 부민혁은 속으로 윤슬을 욕하고, 내키지 않은 듯 서랍 속에 있는 약상자를 꺼내 얼굴에 약을 발랐다. 윤슬이 저녁을 만들자 부민혁은 집안을 둘러보다 빈방을 발견했다. 방에는 윤슬의 옷과 화장품만 있고 다른 남자의 흔적은 찾아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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