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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임이한의 복수 선언

순간 고유나는 이 세상의 시간과 공기의 흐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말도 안 되는 우연에 온몸의 털이 쭈볏쭈볏 서고 운명의 농락에 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거센 분노가 몰아쳤다. 윤슬! 또 윤슬이야! 설마 평생 이렇게 윤슬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야 하는 걸까? 부시혁의 펜팔 친구가 윤슬이었던 것도 화나는데 임이한을 구해 줬던 사람까지 윤슬이었다니! 왜 하필 전부 윤슬인 거야!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는 거냐고! “으아아악!” 고유나가 미친 여자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임이한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당신에 대한 내 태도가 왜 갑자기 달라졌는지 알겠지?” 그의 말에 움찔하던 고유나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도... 도대체 언제부터 알게 된 거야! 언제부터 내가 가짜란느 걸 눈치챈 냐고!” “윤슬 씨 아이를 지우라고 했을 때부터요.”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겠다 싶어 임이한 또한 솔직하게 대답했다. 한참을 울고 웃기를 반복하던 고유나가 임이한을 노려보았다. “그랬구나... 그런 거였어! 어쩐지 윤슬도... 그 뱃속의 아이도 전부 살아남았더라니! 부시혁 때문에 수술에 실패했다는 것도 전부 날 속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던 거지?” 고유나의 추측을 묵인하 듯 임이한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제야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에 고유나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멍청했어... 진작 눈치챘어야 했는데... 임이한이 부시혁 따위에 겁을 먹고 수술에 실패했을 리가 없어... 그때 제대로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때 조금만 더 의심했다면 이렇게 비참해지지는 않았을 텐데... “한동안 내가 당신 수작에 놀아난 걸 고마워해야 할 거야. 그 덕분에 그전에 당신이 윤슬 씨한테 했던 추잡한 짓들에 관한 증거는 남기지 못했으니까. 그게 아니었다면 구치소에 백 번도 더 들어갔겠지...” 고개를 치켜든 임이한은 망자를 심판하는 염라대왕 같은 고고한 표정으로 고유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런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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